1. 멀리 떨어져서도 사랑을 지속할 수 있을까요?
- 반복하는 사랑의 다짐
- 거기 당신이 있을 거라는 믿음
- 사랑하겠다는 결심
2.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내줄 수 있나요?
- 참여하는 사랑
- 두려움 없는 힘
- 보이지 않는 예술
3. 오랜 시간 함께 작업할 수 있을까요?
- 함께 만든 세계
- 당신이 있기 때문에
- 결핍이 사라진 뒤에야
- 당신의 방식
4. 완벽한 동반자를 만날 수 있을까요?
- 완벽한 망명의 장소
- 독창적인 사랑의 모양
- 한 사람을 거듭하여 발견하는 일
- 온전한 사랑
5. 사랑하면 서로 닮아가는 걸까요?
- 서로 닮아가는 작품들
- 여전히 낯선 사람
- 중간에서 만난 세계
- 낯섦이 내 것이 될 때
6. 연인의 그림자에 가려져도 괜찮을까요?
- 당신의 재능을 사랑하지만
- 낭만적이지 못한 결말
- 사랑받을 만한 자격
7. 결혼을 해야만 할까요?
- 만약 혼자였다면
- 다 같은 사람
- 내가 선택한 삶
- 마침내 찾은 사랑
8.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요?
- 사랑을 붙잡아 두기
- 영속적인 사랑을 만드는 방법
- 애도의 기한
9. 에필로그: 사랑의 다음 페이지
책 속에서
사랑은 상대를 내 쪽으로 가까이 끌어올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는 여기에, 그는 거기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다만 우리의 애틋함을 이어갈 때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중섭과 이남덕, 유갑봉과 이쾌대, 베르나르 뷔페와 애나벨이 사랑을 지속해낸 것은 스스로 의지를 가졌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사랑하고자 마음먹는 일은 가까이 있고 만질 수 있기에 하는 사랑보다 더 큰 힘을 가진다. 평소에 자주 얘기하지만, 몇 번이고 더 해도 부족함 없는 말이 있다. 사랑은 부지불식간에 피어나는 열정으로 시작되지만, 사랑의 지속은 아무래도 의지와 결심의 영역이다.
---「사랑하겠다는 결심」중에서
하지만 또 다른 이야기가 있다. 김기창은 박래현을 7년간 미국에 유학 보내고 자신은 어린 자녀들과 한국에 남았다. 아내가 가져온 지혜의 보물을 자기도 골라 가지면 된다는 말을 하면서. 여러모로 애를 쓰며 살았던 박래현은 생의 에너지를 빨리 소진한 탓인지 일찍 세상을 떴지만, 남은 김기창은 그녀의 작품을 모아 유작전을 연다. 자신의 세계에 대한 존중을 요구한 박래현과 한 약속을 끝까지 지킨 것이다.
---「참여하는 사랑」중에서
이들은 여성이 나설 수 없는 시대에 묻히고 남편의 이름 아래 가려지며 ‘누군가의 아내’, ‘예술가의 뮤즈’라고 불렸지만, 사실은 타인의 무엇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이름으로 자주적인 삶을 살아낸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그들의 삶의 면면으로 알 수 있다. 이들이 타인을 위해 헌신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일구고 또 하나의 독립된 세계를 구축해낼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존경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상대를 존경했기 때문일 테다.
---「보이지 않는 예술」중에서
여기 오랫동안 함께 한 역사 속 예술가 커플들이 있다. 보통의 연인들이 함께 쌓은 세계는 관계 안에서만 통용되지만 예술가들은 이것을 뒤집어 밖으로 꺼낸다. 세상에 통용되는 방식이자 타인도 알 수 있는 언어, 즉 작품으로 번안하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예술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