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내가 그레타를 처음 만난 때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9주째 무렵이었다. 2018년 10월의 어느 날 여러 겹의 옷을 껴입고, 뜨개질한 모자와 따뜻한 장갑을 끼고 있는 그레타를 만났다. 우리는 스웨덴 국회의사당 건물 밖 차가운 자갈밭 위에 앉아 있었다. 추웠지만 걸터앉을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 나는 그레타에게 독자들과 공유할 만한 기후 정보를 알려 줄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동안 변호사로서 〈다겐스 니헤터〉(스웨덴의 주요 일간지를 위해 범죄 사건을 조사하거나 정치인들을 인터뷰한 적은 있었지만 기자 역할은 처음이었다. 지금은 신문사에서 가장 뛰어난 사진기자 중 한 사람인 로저 튜레손과 함께 땋은 머리를 한 열다섯 살짜리 조용한 소녀에 대해 이야기하는 중이었다.
---「희망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6쪽」중에서
그다음 주 로저와 나는 비행기에 올랐다. 대서양 건너편에서 계속되고 있는 그레타의 여정에 동참하기 위해서였다. 그레타가 유엔에서 연설을 하고, 수백 만 명의 아이들과 젊은이들이 거리 시위에 나서면서 기후 운동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던 때였다. 하지만 여전히 이해하기 힘든 의문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그토록 많은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을까?
---「희망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9쪽」중에서
첫 번째 인터뷰에서 그레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기후 변화에 관해 처음으로 들었다고 했다.
“방을 나갈 때에는 불을 끄는 것이 좋아요.” 선생님이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물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요. 건강한 지구를 위해 우리의 자원을 아껴야 한답니다.”
쉬는 시간이 되자 반 친구들은 선생님의 말씀을 까맣게 잊은 듯했지만, 그레타는 그럴 수 없었다. “만약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종의 하나인 인간이 지구 전체 기후를 바꿔 놓을 수 있다면, 다른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되는 거야. 다른 문제는 다 제쳐 두어야 해.”
그레타는 스스로 기후 변화에 관한 글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알면 알수록 어른들의 세계에 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