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위한 필수 요건 성선택!
1859년 발간된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생물이 진화한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인간의 진화 내용은 다루지 않았다. 그로부터 12년 뒤 발표된 《인간의 기원》에서는 ‘인간이 영장류 진화 계열의 최근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다윈은 이 저서를 통해 첫째, 인간도 다른 종과 마찬가지로 그 이전에 존재했던 어떤 형태의 생물로부터 유래했는지, 둘째, 인간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 셋째, 이에 따라 인종들 사이의 차이가 어떤 중요성을 지니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다윈에 따르면 인간이 오래되고 하등하며 지금은 절멸해 버린 어떤 형태의 생명체로부터 유래되었다고 보는 결론은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또한 그는 오랫동안 인종의 분화에는 성선택이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종의 기원》에서는 이 생각을 단순히 암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인간의 기원》에서는 이러한 가설을 바탕으로 성선택을 더욱 심도 있게 다룬다.
《인간의 기원》은 모두 2부로 구성되는데, 제1부는 인간의 유래 또는 기원을 밝히고, 제2부에서는 성선택을 논한 뒤에 인간과 관계된 성선택과 결론으로 마무리한다. 그 주요 내용은 인간이 유인원과 공통의 조상에서 유래했으며, 성선택은 진화가 성립하기 위한 필수 요건의 하나라는 것이다.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
다윈은 《인간의 기원》을 통하여 《종의 기원》에서 제시한 자연선택론이 설명하지 못한 문제점, 곧 동물의 생존에 불리한 특성들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에 대한 해답으로 성선택을 제시한다. 다윈에 따르면 성선택은 두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는데, 하나는 수컷들이 암컷을 서로 차지하려고 경쟁하는 방식이다. 수컷 엘크의 커다란 뿔은 이런 과정에서 생겨난 형질이며, 수컷 엘크의 뿔은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에서 무기로 사용된다.
다른 하나는 암컷이 특정한 수컷을 짝짓기 상대로 선택하는 방식인데, 공작 수컷의 화려한 꽁지가 이 과정에서 나타난 전형적인 예이다. 수컷 공작의 화려한 꽁지는 생존에 그다지 쓸모가 없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