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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18세기의 세책사 : 소설 읽기의 시작과 유행
저자 이민희
출판사 문학동네
출판일 2023-08-18
정가 17,000원
ISBN 9788954694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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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 세책 독서 문화
2 소설의 탄생, 그 달콤한 독서
3 | 한국 | 세책 독서 문화 강국
4 | 일본 | 서적행상과 세책업자가 꽃피운 세책 문화
5 | 중국 | 문명국의 자존심, 간신히 꽃핀 세책 문화
6 |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 유럽 세책 문화의 진원지
7 | 아일랜드 | 종교, 지역에 따른 다양한 세책 독서
8 | 독일 | 인쇄·출판의 요람에서 세책 독서의 메카까지
9 | 프랑스 | 출판 및 독서 문화의 강자
10 | 슬로바키아 | 세책 독서 문화의 선진국
11 | 스웨덴 | 서점을 통한 세책 독서
12 | 미국 | 소비 독서의 천국
13 | 자메이카 | 카리브해 섬나라의 세책 풍경
14 | 브라질 | 대서양 횡단 유럽소설 및 독서 문화의 종착지
15 | 나이지리아 | 아프리카 출판과 독서의 꿈
16 못다 한 이야기

에필로그
미주
참고문헌
대중 독서에 공헌한 세책점,
소설의 위상을 드높이고 독자와 작가를 이어주다

독서는 언제 어떻게 대중의 취미로 자리잡았을까? 18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독서는 지식인과 지배층을 중심으로 소수 특권층 남성만 누리는 학문적·종교적 수양 활동이었다. 하지만 18세기 들어 세책업자들이 책을 독점적으로 소유하며 저렴한 값에 사람들에게 빌려주면서 독서는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여가 활동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세책업자들은 책을 구매할 능력이 없는 중하층과 여성까지 고객으로 끌어들여 상업적 이윤을 추구했다. 새로운 독자의 취향을 고려해 오락적 독서물, 곧 소설과 역사서, 여행서, 교양서 등 다양한 책을 취급하여 고객들이 지적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는 책을 직접 골라 읽게 했다. 긴 호흡으로 사회와 삶의 문제를 다룬 산문 양식의 허구 서사에 흥미를 느끼며 통속문학을 대여하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특히 여성 독자가 세책점에 자주 드나들며 소설을 빌려 읽는 단골이 되었다.
하지만 세책점의 영향력이 커지고 소설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책을 빌려 읽는 이가 많을수록 책을 많이 팔지 못해 작가와 출판사의 수입이 줄어든다며 세책업이 불법 거래임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당시 사회 기득권 세력인 보수적 지식인과 종교인은 소설이 많이 팔리면서 점점 더 자극적이고 비도덕적인 내용을 담은 콘텐츠로 생산된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정약용은 소설에 빠져든 이는 책 읽기를 마칠 때까지 각자의 책무에 소홀해져 패가망신에 이른다고 비판했으며, 슬로바키아에서 익명의 평자는 가볍고 장난스러우며 허무하고 무가치한 소설이 사람들을 나쁜 길로 이끈다며 소설을 폄하했다. 그럼에도 소설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고, 소설을 쓰는 작가가 늘고 소설가의 명성도 높아졌다. 또 세책점 간에 인기 소설을 다량 확보해 저렴한 값에 대여해주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설가와 출판사 역시 커다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책 유통과 영업에 열을 올린 세책업자는 독자와 작가 및 출판사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