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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중세 서유럽의 흑사병 : 사상 최악의 감염병과 인간의 일상 - 知의 회랑 39 (양장
저자 이상동
출판사 성균관대학교출판부
출판일 2023-11-20
정가 26,000원
ISBN 9791155506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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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프롤로그

제1부 종교ㆍ심성 및 사회ㆍ경제적 관점

제1장 유사 이래 최초의 팬데믹: 유스티니아누스 역병
1. 최초의 팬데믹|2. 최초의 페스트 창궐|3. 유스티니아누스 역병에 대한 대응
제2장 종교ㆍ심성적 영향: 채찍질 고행
1. 1260년의 채찍질 고행|2. 흑사병 창궐 시기의 채찍질 고행
제3장 유대인 학살: 유대인 음모론과 사회적 대응
1. 유대인 독극물 음모론|2. 계층(계급에 따른 대응
제4장 사회ㆍ경제적 변화: 잉글랜드 내 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
1. 포스탄 모델|2. 기득권 세력의 대응|3. 임금 상승인가

제2부 의학사적 관점

제5장 병인론: 흑사병은 페스트인가
1. 페스트 팬데믹|2. 흑사병 병인 논쟁|논의의 확대
제6장 제1차 흑사병 창궐 원인에 대한 당대 의학계의 인식
1. 전통적 인식론|2. 독 이론
제7장 예방법: 14세기 후반~15세기 전반기 서유럽 의학계의 관점에서
1. 전통적 예방법|2. 약물 활용
제8장 치유법: 중세 의학의 관점에서
1. 외과술|2. 약물요법

에필로그
주ㆍ참고문헌ㆍ찾아보기
총서 ‘知의회랑’을 기획하며
2023년 5월 3일, 세계보건기구(WHO는 드디어 코로나19 팬데믹의 비상사태 종식을 선언했다. 장장 3년 4개월간 이어진 감내의 시절이었다. 예기치 못한 죽음 앞에서 산 자는 망연했고, 이어나가야 할 삶은 고단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팬데믹에 따른 공포와 두려움과 분노는 비참하게도 자기 생존을 위협하는 타자에 대한 배타성만 키워내고 말았다.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했다는 이유로 백인ㆍ흑인집단에선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감이 비등했고, 아시아인 사회에선 중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증가했다.
뿐인가. 팬데믹의 와중엔 권력집단 역시 살아남기 위해 더 정치적이 되었다. 철저한 방역만이 살길이라는 쪽과 자연면역력 강화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타협 없이 평행선을 걸으면서, 결국 정치권력이 개인의 자유와 공공의 이익 가운데 어떤 가치를 우선시하느냐에 따라 방역체계가 결정되곤 했다. 한번 결정하면 후퇴는 없었다. 후퇴는 곧 무능을 인정하는 것이고, 정치력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방역당국과 정치권력에게 방역체계의 옳고 그름은 중요하지 않았다. 옮게 보이는 게 목표였을 뿐.
바로 이 지점에서 저자는 흑사병 창궐이 초래한 중세의 팬데믹과 21세기의 코로나19 팬데믹은 다르면서도 닮아 있다고 언급한다. 시대 맥락 차이로 구체적 내용이야 다르지만, 팬데믹이 인간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인간 개인과 권력집단이 이에 대응하는 양상은 서로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원지로서 아시아인(중국인을 향한 적대감은 독극물 음모론으로 유대인을 흑사병 창궐의 희생양으로 삼았던 중세인들의 심리와 다르지 않으며, 채찍질 고행자들의 종교적 신실함과 진실성 여부와는 별개로 교회의 권위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이단으로 규정해버렸던 중세 교회당국의 처사는 세상을 더 대립적이고 비관용적으로 내모는 작금의 정권 행태와 겹친다. 중세의 흑사병이라는 역사적 경험을 통해 현대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재성찰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전망해보려는 저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