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만들어 가는 가치, 꿈의 확장
이 책에 앞서 출간된 『510원의 쨍그랑 대모험』 에필로그 마지막 그림이 꽤 인상적이었다. 어깨에 괴나리봇짐을 얹은 오롱이가 어르신과 함께 활짝 웃는 얼굴로 발걸음을 옮기는 모습이다. 요즘 세상에 괴나리봇짐이라니, 이름도 그렇지만 보자기 같은 모양새가 예스러우면서도 매력이 있었다. 짐은 작고 가볍게 지니고서 세상의 온갖 이야기와 경험을 오롯이 담으러 먼 길을 떠나는 결연한 의지 같은 게 느껴졌다. 물론 오롱이도, 십조 어르신도 둘이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무엇이든 두려울 게 없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들의 두 번째 여행도 시작부터 쉽지 않아 보였다. 무지개 색 탱탱볼이 꼭 필요한 어린이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는 두 동전, 다행히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무지개 색 탱탱볼을 손에 꼬옥 쥔 채 두 눈을 반짝이며 날아갈 듯 가뿐한 표정으로 돌아서는 어린이의 뒷모습을 보았다. 누군가의 기쁨이 곧 나의 기쁨이 되는 경험은 직접 해 보지 않고서 결코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오롱이와 어르신은 그런 경험을 차곡차곡 소중히 쌓아 가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어쩌다 머나먼 외국 땅에 외따로 남겨진 유라는 행운을 거머쥔 동전이라 할 수 있다. 쨍그랑! 십조 어르신과 부딪힌 건 운명이었을까. 갑자기 어르신과 오롱이 사이에 끼어드는 바람에 처음에는 오롱이에게 미움을 샀지만 미움은 곧 측은지심으로, 측은지심은 점점 우정으로 변해 갔으니 말이다. 세 동전은 의도치 않게 해외로 깜짝 비행을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조금 안쓰럽지만 웃음을 멈출 수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올라탄 기차에서도 아찔한 순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지만 세계는 정말 크고 넓다는 감상에 젖기도 했다. 또 유럽에서는 화장실에 갈 때 동전이 필요하다는 말,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 분수에 던져진 동전들은 좋은 일이 일어나도록 기원하는 데 쓰인다는 말을 듣고 오롱이와 어르신은 마음속에 새로운 꿈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기도 했다. 유라와 작별의 순간, 세 동전이 만나 지금껏 모험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