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INTRO
08 EDITOR’S LETTER
12 BUSAN FOLKS
부산에서 나고 자란 부산 사람 5인이 말하는 내 고향 부산에 얽힌 에너지와 기억
18 INTERVIEW
수평적 랜드마크를 통해 공간의 미적 가치를 확보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삼미건설과 키친보리에 CEO 박지만
24 HOMEGROWN TALENT
새로운 지식을 열린 태도로 습득하고, 선의의 경쟁을 장려해온 부산의 제과·제빵, 커피, 어묵과 맥주 브랜드
42 HISTORY OF LOCAL CUISINE
한국전쟁과 남북 분단의 역사성을 읽을 수 있는 노포와 토박이 음식들
50 INTERVIEW
해외로부터 받은 문화적 영향력과 개개인의 탐구적 성향이 결합해 부산의 스트리트 신이 풍부해졌다고 말하는 셀렉트 숍 발란사 대표 김지훈
56 NEIGHBORHOOD
아날로그적 성향과 현대적 모습이 공존하는 부산의 다이내믹한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동네 네 곳과 그곳을 채우는 공간들
72 AROUND TOWN
각자의 목적으로 부산을 찾은 젊은이들이 이야기하는 도시 고유의 매력 포인트와 인상
80 LEGEND MAKERS
부산 산업화의 기틀이 된 제조업에 힘을 불어넣은 부산의 철근·타월·신발 제조 기업
96 URBAN GETAWAYS
산과 바다 그리고 도시를 동시에 품은 부산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102 STAYCATION
천혜의 자연환경과 지역의 역사·문화적 요건을 기반 삼아 다채로운 경험과 콘텐츠를 제안하는 부산의 호텔 네 곳
110 BORN AND RAISED
부산을 대표하는 배우 안보현과 뮤지션 에스파 멤버 윈터가 전하는 부산에 대한 기억
113 GREETINGS FROM BUSAN
액티브하고, 생동감 넘치는 부산의 기운을 엿볼 수 있는 ‘메이드 인 부산’ 제품들
124 INTERVIEW
다채로운 지형과 바다 풍경의 영향으로 복합적 면모를 갖춘 부산을 이해하기 위해 입체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아흔여섯 번째 매거진《B》입니다.
2018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개정판(second edition을 발행하며, 서울을 제외하고 이 나라의 어떤 도시를《B》의 주제로 다룰 수 있을지 논의해본 적이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많은 팀원이 제2의 도시로 손꼽는 부산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섬 제주를 떠올렸죠. 그리고 5년이 지난 지금, 부산을 주제로《B》를 만들게 됐습니다. 휴식과 은둔으로 대변되는 제주에도 물론 끌렸지만, 바다와 관광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부산의 다층적 면모에 더 호기심을 느낀 것도 사실입니다. 해마다 부산을 방문하고, 부산에 머물 때마다 입버릇처럼 “이곳에 살고 싶다”고 말한 적도 많으니 서울에서 400km 떨어진 이 항구도시에 무언가 자석 같은 매력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기차를 타고 부산역에서 내려 택시로 숙소인 해운대까지 숱하게 이동하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부두 풍경에 늘 마음을 빼앗겼습니다. 부두를 점유하고 있는 커다란 덩치의 컨테이너 박스와 크레인이 눈에 들어와야 ‘아! 드디어 부산에 왔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마치 입국 심사를 통과한 기분이라 해야 할까요. 이런 항구도시 특유의 스케일 탓인지 심정적으로는 서울보다 부산을 늘 ‘큰 도시’라고 여긴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2, 제3의 도시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인상인지도 모르죠. 국가 제1의 도시, 이른바 행정적·경제적 수도에는 자연스레 ‘글로벌 스탠더드’, ‘무국적성’이라는 것이 생겨납니다. 건축이나 문화, 상권 형성 등 여러 면에서 끊임없는 변화가 일어나지만 늘 평균값으로 귀결되는, 제1 도시의 숙명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들어 해외 여러 대도시를 많이 오가는 이들로부터 “더 이상 특별할 게 없다. 서울에 다 있다”라는 푸념을 듣는 일도 생깁니다.
부산은 그런 암묵적 평준화 현상으로부터 조금은 비껴나 있는 도시입니다. 글로벌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 현대적 서비스를 갖춘 레스토랑, 힙스터의 유니폼 같은 스타일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들이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