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는 신분제 사회였습니다. 양반은 늘 배불리 먹지만, 노비는 아무리 일해도 배고팠고, 양반은 잘하는 게 많으면 자랑이 늘지만, 노비는 잘하는 게 많을수록 일감만 늘었습니다. 양반은 질문할 수 있지만 노비는 대답만 해야 하는, 그야말로 차별이 일상인 시대였습니다. 동학농민운동이 벌어진 이유도 차별을 타파하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이룩하기 위해서였지요.
경기문화재단의 창작지원사업 선정작인 ≪하늘을 꿈꾸는 아이, 덕이≫는 바로 이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노비 덕이의 어미 아비는 손발이 다 트도록 일하지만, 항상 밥걱정을 합니다. 소은 아기씨는 일을 하지 않아도 먹을 것, 입을 것이 그득한데 말입니다. 어미가 일을 하다 배 속의 막냇동생을 잃자, 덕이는 이러한 현실에 수긍하지 않고 가족과 함께 면천하겠다고 다짐합니다. 이 책은 덕이가 노비라는 현실에 맞닥뜨리고, 면천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전합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꿈을 이루려는 덕이의 진심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내지요.
“미친년.”
어미가 덕이를 흘겨보았다.
“아니, 내 말은, 소는 소를 낳고 돼지는 돼지를 낳는데,
사람만 사람을 안 낳으니까 하는 말이지.”
“어디 아프냐? 사람이 사람을 낳지, 소 새끼를 낳는다냐!”
“누구는 양반을 낳고, 누구는 노비를 낳잖아.”
덕이가 어미의 배를 힐끗 쳐다보았다. 바가지를 엎어 놓은 듯 불룩했다.
어미는 또 노비를 낳을 것이다.
“태어나 보니 노비야. 아기가 기막히지 않겠냐고.”
- 본문 중에서
덕이는 우리가 그간 봐 왔던 순종적인 노비가 아닙니다. 자기 삶을 개척하고 한계에 맞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인물이지요. 이 책을 쓴 조종순 작가는 그간 여러 작품에서 다뤄 온 ‘차별’이라는 주제를 개성 넘치고 신선한 캐릭터와 흡인력 있는 문체로 이끌어 나가며 차별화하였습니다. 또 역사적 개연성을 높이고, 구성을 촘촘히 하여 밀도 있는 이야기를 완성하였지요. 특히 주인댁 마님과 스님의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