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있나요? ‘나’로 자랄 수 있게 한 순간이
왜 어떤 기억은 아주 쉽게 잊히지만, 어떤 기억은 아주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는 걸까요?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을 붙잡아 추억으로 남기는 힘은 과연 무엇일까요?
쿠코의 어린 시절은 어쩐지 수수께끼 같습니다. 어른이 된 쿠코가 단편적으로 떠올리는 기억들은 서로 동떨어져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까 궁금해하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쿠코의 마지막 기억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하루의 기억 덕분에 앞선 장면들이 순식간에 하나의 서사로 묶입니다.
파편화된 장면들을 하나의 서사로 엮어주는 건 바로 아버지의 짧은 한마디였습니다. 아버지는 단 한마디로 단절되어 보이는 쿠코의 환상과 현실을 하나로 연결하고, 평범했던 일상을 평생토록 간직할 추억으로 만들었지요.
우리는 한순간의 짧은 경험이 한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순간을 자주 목격하고는 합니다. 누군가는 쿠코처럼 꿈으로 간직하기도 하고, 누군가는 꿈을 포기하기도 하지요. 여러분에게도 그러한 순간이 있나요? 여러분은 서로에게 어떤 순간으로 남고 싶나요?
나를 만나는 시간
우리는 왜 혼자여야 할까요? 언제나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히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하다 보면, 늘 가면을 쓰고 살아가게 되지요. 하지만 그럴 때 충분히 외로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우리는 온전히 ‘나’일 수 있게 됩니다. 자기 전에 터무니없는 공상을 하기도 하고, 혼자 영화를 보며 아무도 몰래 눈물 흘리기도 하고, 샤워를 하며 혼자만의 콘서트를 열기도 하지요. 그러면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어린 쿠코는 왁자지껄 사람이 가득한 도시보다, 조용히 튤립이 흔들리는 꽃밭에 있을 때 외롭지 않았습니다. 세상을 곧이곧대로만 보는 어른들의 시선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아이다운 상상을 하며, 그 상상 속에 흠뻑 빠질 시간을 충분히 가졌던 쿠코는 고독을 발판 삼아 예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