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하고 청렴했던 로베스피에르처럼, 루뭄바는 콩고인들이 국민적 합의를 이룰 거라고 확신했다. 감동적인 연설만으로 루뭄바는 흑인들을 원대한 꿈이 담긴 ‘국가’로 이끌고 시민으로 만들 수 있었다.”
1963년, 프랑스의 철학자 장폴 사르트르는 〈파트리스 루뭄바의 정치사상〉(La pensee politique de Patrice Lumumba이라는 글에서 서른다섯 젊은 나이에 스러져 간 신생 독립국 콩고민주공화국(DRC의 정치 지도자를 이렇게 칭송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장 가혹한 식민 통치에서 독립한 콩고민주공화국
19세기 벨기에 국왕 레오폴 2세의 사유지로 운영된 콩고자유국(Etat independant du Congo 사람들에게 식민 지배가 안긴 고통은 실로 인류의 치욕이라 할 만큼 가혹한 것이었다. 마크 트웨인, 코넌 도일과 조지프 콘래드 같은 작가들이 글과 만평을 통해 콩고의 참상을 알렸다. 어떤 언론인은 콩고 독립 이전의 현실을 이렇게 고발했다. “레오폴 2세가 콩고자유국에서 학살한 무고한 이들의 피를 물통에 담아 늘어놓으면 2천 마일이 될 것이요, 죽은 자들이 일어나 줄지어 행진한다면 다 지나가는데 일곱 달하고도 나흘이 걸릴 것이다.”
세계 지도를 펼쳐 아프리카를 보면 대륙 한가운데 큼지막한 콩고민주공화국이 자리 잡고 있다. 수단, 알제리에 이어 국토 면적(235만㎢이 아프리카 전체에서 3위이고, 나이지리아와 에티오피아에 이어 인구(8,400만 명 규모도 3위를 차지하는 ‘대국’이다. 영화 속 영웅 ‘타잔’이 활약하던 밀림과 황금의 땅,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로 가기 전 게릴라 부대를 이끌고 들어갔던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여전히 우리에겐 그냥 20세기 장기간 독재 체제가 이어진 가난한 나라 정도로 기억된다.
카리스마 넘치던 신생 독립국 젊은 지도자의 죽음과 그 파장
이 책은 60년 전 이런 나라에 아프리카 최초로 민주공화국을 세우고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