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심은 죄가 아니다
자신과 사회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려는 본능의 재발견
“상사의 자동차 브레이크를 고장 내서 상사를
브레이크 고장으로 보내버리는 상상을 한 적이 있어요.”
“(나를 버린 애인이 끔찍한 사고를 당하는 상상을 했어요.”
비단 폭력적인 성향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일상에서 자존감을 떨어뜨리거나 위협이 되는 사람에게 ‘앙심’과 ‘되갚음’을 해주고자 하는 욕망에 휩싸인다. 그런데 동시에 죄책감도 느낀다. 자신이 나쁜 사람이 된 건 아닌지, 자신이 용서할 줄 모르는 냉정하고 속 좁은 사람으로 보이진 않을지 걱정한다. 우리가 오랫동안 사회제도적으로, 또 도덕적으로 ‘복수’는 옳지 않다고 교육받은 결과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파인먼은 복수심을 너무 외면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자신을 굴욕 준 상사에 대한, 자신을 밀치고 먼저 지하철에 올라탄 사람에 대한 복수 판타지는 그 자체로 자기 정화 및 자기 위안 효과가 있다. 복수심을 단 한 번도 지니고 살지 않기에는 이 세상이 너무나 불합리한 일들로 가득하고 그것이 인간 실존의 현실이다. 따라서 복수는 반드시 부정해야 할 것만은 아니며, 우리가 탐구해야 할 심리 상태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인류의 전 역사를 통해 복수심의 근원과 그 기저에 깔린 심리 작용을 낱낱이 살펴보고, 인간 실존의 견지에서 ‘복수’를 파헤치고 있다. 그리고 이 감정을 어떤 방식으로 다룰 것인지 성찰할 기회를 제공한다.
인류 역사를 움직인
복수심의 흔적들
이 책은 모두 아홉 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복수가 본질적으로 어떤 심리 작용인지, 복수심은 어디에 뿌리 내리고 있는지를 밝히는 제1장 ‘복수의 뿌리’에서 시작하여, 제2장 ‘신의 심판’에서부터 제9장 ‘정치 보복’까지는 역사적 사건에서부터 개인적, 사회적, 국가적, 정치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는 복수의 행태에 대해 살펴본다.
먼저 첫 번째 장에서 스티븐 파인먼은 ‘우리는 왜 복수하는가’에 대해 설명한다. 복수는 원래 우리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