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 끌어안고 자본주의 거부하는 에고이즘 철학
난해한 저술, 부정적 평가 딛고 179년 만의 한국어 번역
『유일자와 그의 소유』는 철학사에서 난해한 저술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마르크스의 비판을 제외하고도 철학사가 코풀스턴이 ‘괴짜 철학’이라고 부를 만큼 그동안 슈티르너 사상에 대한 평가는 박하거나 오해가 많았다. 그러한 까닭에 1844년에 출간된 슈티르너의 주저이자 유일한 저술이 한국어로 완역되는 것은 179년 만에 일이다.
슈티르너는 이 책에서 에고(자아 외의 모든 것을 공허한 개념으로 거부하고 에고가 스스로 갖는 힘에 의해 소유되는 에고이즘 철학을 전개했다. 슈티르너는 “나는 다른 것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지배할 때에난 내 소유가 된다”라고 선언하면서 개인은 다른 사람에게 종속되거나 욕망의 노예가 되는 것을 피해야 한다고 보았다. 슈티르너에게 국가는 본질적으로 억압적이고 침략적이기 때문에 개인의 자아와 대립하고 자본주의와 그것을 뒷받침하는 노동윤리도 거부된다.
또 슈티르너는 이타주의가 에고이즘의 한 형태라고 주장한다. 이타주의와 협력, 심지어는 공동체가 형성되는 이유는 그것이 우리의 자아에 어떤 식으로든 봉사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이처럼 그에게서 에고이즘은 이타주의나 집단주의나 사회주의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 인간이 갖는 독자성과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사상이다. 그런 슈티르너는 에고이스트의 연합을 새로운 사회주의적 이상으로 추구하는데, 이는 순수한 의지로 서로 연합하는 자발적인 사람들인 에고이스트들의 그룹을 말한다.
자발적인 개인의 연합을 꿈꾼 ‘개인주의’ 사상
실존주의, 불교 등과 비교 통한 현재적 철학의 가능성
아나키즘은 개인주의적 아나키즘과 사회적 아나키즘으로 분류되고 슈티르너는 흔히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의 시조 또는 창시자로 불린다. 그러나 사회적 아나키즘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에 반대하는 점을 공유하고 있으며 그러한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를 아나키즘의 기본으로 삼고 이를 계급으로 제한하는 자본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