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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감정론』으로 애덤 스미스 읽기
인간의 본성과 도덕 그리고 덕성에 관한 안내
스코틀랜드 계몽주의가 던진 질문
서문
제1장. 스미스의 진면목?
제2장. 18세기의 문제
제3장. 애덤 스미스:생애와 저서
제4장. 의존과 독립, 타산과 번영:상업사회의 구성 원리
제5장. 공감과 상상력:도덕의 우주
제6장. 공정한 관찰자:우리 안의 재판관
제7장. 일반규칙: 사회라는 건축물의 장식과 기둥
제8장. 허영과 자기기만:인류의 치명적 약점
제9장. 분업, 자본축적 그리고 이기심:번영에 이르는 길
제10장. 신중한 사람:제어된 야심과 이기심
제11장. 평온함과 활달함:행복사회와 상업사회 사이의 근본 모순
제12장. 최소한의 부 그리고 자유와 안전:행복의 가능성
제13장. 상업사회라는 태피스트리:애덤 스미스의 그랜드 비전
제14장. 애덤 스미스의 현재성과 역사성
참고문헌
얼마 전 한 시민단체의 정직지수 조사 발표에 따르면 조사대상 고등학생의 57%가 만일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라는 항목에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변하였다. 돈은 삶에서 중요하지만 그럼에도 죄를 지어서라도 돈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고등학생들의 사고에까지 만연한 상황은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청소년기는 평생에 걸친 삶의 태도가 형성되고 개인의 선호가 본격적으로 결정되는 시기인데 이 중요한 시기를 거치고 있는 우리 아이들이 배금주의의 포로가 되었다는 사실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우리 사회는 어쩌다 이런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돈이나 재산이 우리 삶에서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다. 만일 돈이 없다면 우리는 남이 좋아하는 일을 위해 자기 시간을 사용하여야 한다. 반면 풍족한 돈이 있다면 우리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설사 돈이 중요하다는 점이 인정된다 해도 돈을 위해 도덕을 쉽게 희생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는 노릇이다. 개인의 삶에서 화폐 한 단위와 맞교환될 도덕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아니, 화폐와 도덕 간의 소위 적정 희생률의 계산 그 자체가 비도덕적인 사고의 발로가 아닌가 경제학에서 희생률(sacrifice ratio이란 두 변수 간 상충의 정도를 표현하는 값이다.
그런데 재산과 도덕 간의 이러한 상충관계는 비단 오늘날의 문제만은 아니었던 듯하다. 18세기 스코틀랜드인들에게도 이 문제는 절실하고 중요한 문제로 간주되었다. 그 시기 본격적으로 개회된 자본주의 시장경제(스코틀랜드인들은 이를 상업사회라고 명명하였다는 전례없는 물질적 풍요를 약속하는 대신 도덕적 가치의 쇠퇴라는 비용을 치러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19세기의 한 비판적 관철자의 눈에 보다 명확하게 비추어 졌다.
부르주아지는 타고난 상전들에 사람을 묶어 넣고 있던 잡다한 색깔의 봉건적 끈들을 무자비하게 끊어 버렸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노골적인 이해관계, 냉혹한 ‘현금 계산’ 이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