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부 꼭이요 꼭꼭
더 좋다 / 논다 / 수국꽃 / 정말 고민이야 / 시간이 필요해 / 꼭이요 꼭꼭 / 보름달 먹기 / 이 뽑기 / 시원한 손 / 물레방아 / 깨 타작 / 사각지대 / 안테나 / 마침표
제 2 부 고맙지라
따뜻한 자리 / 눈먼 우리 / 감나무 모빌 / 흑백 사진 / 발자국 꽃 / 딱풀 / 마네킹 / 금줄 / 1일 무료 사용권 / 봄비 세탁소 / 다시 콩밥 / 꽃풍선 / 고맙지라
제 3 부 물고기 무덤
빼기 더하기 / 저울도 안다 / 사실은 / 도토리묵 / 짝꿍 없는 애 / 꽃시계 / 소문 / 야구광의 하루 / 비둘기 운동장 / 알부자 / 줄다리기 / 물고기 무덤 / 곶감
제 4 부 귀또르르 귀또르르
매듭풀기 / 담쟁이 / 꽃웅덩이 / 너무 놀라서 / 색안경 / 산 넘을 땐 구름도 / 부메랑 / 책갈피 / 귀또르르 귀또르르 / 손가락 안경 / 민들레 / 무조건 / 바람과 책 읽기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처음이라는 몽긍몽글한 설렘을 닮은 따뜻한 동시들_배정순
마음이 따뜻해지고 세상이 훈훈해지는 눈 맑은 동시들!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40번째 도서 『꼭이요 꼭꼭』이 출간되었다. 2009년에 월간 『시사문단』 시부문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이후 2017년 강원아동문학회 동시부문 신인작가상과 2019년 『아동문예』 동시부문 신인상을 연이어 수상한 권명은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이다.
권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자신을 “늦게 피는 꽃”으로 비유하면서 “나만의 걸음걸이로 조금 늦게 가더라도 꿈을 향해 가다 보면 목적지에 다다를 날이 올 거라고” 믿으며, “설사 꿈을 이루지 못하더라도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많은 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해준 걸로 만족”해 왔다고 고백한다. 추측하건대 권 시인은 오랜 시간이 걸려 시인이 되는 꿈을 이룬 듯하다. 그 과정에서 고통과 괴로움이 적지 않았을 것이라 충분히 예상되지만, 시인의 말을 들으면 무척이나 긍정적이고 따뜻한 생각을 지닌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시인의 모나지 않고 듬직한 성품은 작품에도 고스란히 묻어난다.
엄마 심부름 못 들은 척하고
동생 약 올리고 놀리다
결국 동생하고 싸웠다
화가 많이 난 엄마한테
삼진 아웃당했다
누나 아끼는 손거울 깼다
깍쟁이 누나한테 혼나고
조심 안 했다 아빠한테 야단맞고
이번엔 병살타 제대로 쳤다
안 되겠다 내일은
엄마 아빠 누나 기쁘게 해 주고
홈런 한 방 멋지게 쳐야지!
―「야구광의 하루」전문
화자에게 오늘은 아주 엉망인 하루였다. 동생하고 싸우고, 엄마와 누나에게 혼나고, 아빠한테 야단까지 맞았으니 가족 모두가 싫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목처럼 ‘야구광’인 화자는 주눅 들어 있거나 가족을 미워하기보다 이 상황을 야구로 대입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비록 삼진 아웃 당했고, 병살타도 쳤지만 까짓것 내일은 “홈런 한 방 멋지게 쳐야지!” 하고 씩씩하게 웃어넘기는 것이다. 아이다운 천진하고 긍정적인 화자의 목소리는 읽는 독자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