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발간사-윤범모
61 인사말-정의선
63 미지에서 온 소식:자유의 마을-박주원
69 인터뷰-문경원 & 전준호, 박주원
115 미지에서 온 소식: 시카고 실험실-메리 제인 제이컵
121 하이케 문더와의 대화-문경원 & 전준호, 하이케 문더
125 나의 미래가 다른 세상을 보여 줄 것이다-타마르 헤머스
133 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비전의 공유를 향해-히로미 구로사와
책 속에서
우리가 다시금 바라보는 대성동 자유의 마을은 단지 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정치적 해석을 넘어 현재 우리가 서 있는 이 현실을 향한다. 지금 우리는 팬데믹이라는 위기 이후, 새롭게 만나게 되는 국면들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다는 변화된 행동 양식을 떠나, 과연 ‘팬데믹 이후 우리 사회에 등장한 새로운 어떤 개념들이 정말 이전에는 없던 것인가?’라는 의문을 갖는다. 사실 위기와 고립 상황에서 우리가 목도하게 된 사회, 경제적 격차의 문제, 혐오와 분리, 제도의 오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그리고 언제나 존재하던 것이었다. (… 문경원과 전준호는 그들의 장기 프로젝트 〈미지에서 온 소식〉을 이끌며 “예술은 인간 인식의 변화를 위한 기획”이라 말한 바 있다. 어떠한 제도나 구조에 비해, 예술은 비교적 유연하며 상황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는 창의적 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수단을 통해 우리는 세계를 마주하는 여러 가지 다른 접근법들을 실험할 수 있고, 미처 예측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전달하며 사회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예술은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즉각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 간접적이고 느리지만 끊임없는 사고의 전환을 향해 간다.
--- p.67, 「미지에서 온 소식:자유의 마을」, 박주원(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중에서
문경원: “우리는 작업을 하면서 잘 알지 못하는 것을 함부로 작품 소재로 다루지 말자는 태도가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자유의 마을은 미묘합니다. 자료를 조사하고 기록을 찾아보더라도, 직접 가거나 겪지 못하는 알 수 없는 장소로 남을 수밖에 없지요. 그러나 반세기 넘게 이어진 냉전시대의 유산이 여전히 우리 몸속에 분명 남아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체득된 불안하고 안정화되지 않은 삶, 세대와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유전적 불안함의 초상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불안정함은 동시대를 사는 모든 사람들이 겪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자유의 마을을 통해 이것을 들여다보면, 보편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