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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 소설의 첫 만남 28
저자 구병모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3-08-18
정가 10,000원
ISBN 978893643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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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따위 없어져 버려라
작가의 말
이야기가 사라진 세계
방황하는 인물들과 그들을 찾아 나선 사서들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은 지 오래된 어느 미래. 두꺼운 장정과 부피를 가진 책은 사라지고 이야기들은 다음에 생산될 콘텐츠를 위하여 전산화되어 보관된다. 하지만 어느 날 해커의 공격으로 데이터가 훼손되고,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이 실제로 도시를 배회하게 된다. 책이 모두 사라진 ‘새로운 시대의 도서관’에서 사서의 일은 그런 이들을 잡으러 다니는 것이다. 사서 Q에게 새로운 포획 대상자로 ‘잉게’가 배정되고, Q는 잉게를 ‘수거’하러 떠난다.
한편 모처럼 주인아주머니에게 휴가를 받아 집으로 향하던 잉게는 숲속에서 길을 잃고 자신이 낯선 회색빛 땅을 헤매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그 도시는 자신이 살던 세상과는 너무도 다르다. 잉게는 며칠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하다가 갑자기 사람을 마주치고 놀라서 정신을 잃고 마는데…….

“그건 내가 아니에요.”
누군가가 정해 준 삶이 아닌,
진짜 나의 삶을 위해

Q는 정신을 차린 잉게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다. 잉게는 동화 「빵을 밟은 소녀」의 주인공이며, 자신의 임무는 잉게를 회수하여 데이터 상태로 되돌려 놓는 것이라고, 그 동화 속에서 잉게는 자신의 죄에 대한 대가로 지옥에 떨어지게 될 운명이라고. 하지만 잉게는 억울하기만 하다. Q가 잉게가 지은 죄라며 들려준 일들은 하나같이 사실과 다르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아저씨 말을 듣고 얌전히 책 속으로 돌아가 책의 일부가 되어서, 내가 원한 적도 없는 그런 일들을 저지르고, 지옥에 가야 해요?”(본문 64면

옆에 있던 사서 D 역시 잉게의 사연과 이야기의 내용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길이 명확히 정해진 이야기, “그리로만 가라고 아이들의 등을 떠미는 것 같은 이야기”(65면가 요즘 세상에도 과연 의미가 있을까 싶은 것이다. 잉게의 말을 듣고 고심하던 Q는 사서로서 해서는 안 되는 결정을 내리기로 한다. Q의 선택은 무엇이고 잉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넘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