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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봄의 목소리 - 소설의 첫 만남 29
저자 남유하
출판사 창비
출판일 2023-08-18
정가 10,000원
ISBN 9788936431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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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목소리
작가의 말
봄과 여름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피어나는 싱그러운 설렘

고모에게 사과파이를 가져다주기 위해 양재천을 걷던 소이는 문득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다. 듣기 좋은 아름다운 노랫소리, 다름 아닌 ‘봄’의 목소리다. 소이가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자기 취향에 맞추어 만들어 낸 봄의 목소리가 스피커도 이어폰도 아닌 낯선 남자아이의 입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어떻게 된 일인지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학교에 간 다음 날, 전학생의 모습을 보고 소이는 당황한다. 전날 양재천에서 봄의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아이, ‘여름’이 교실에 와서 인사를 하고 있다. 가장 좋아하는 목소리를 가진 아이와 같은 반이 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친구가 없어 홀로 앉아 있던 소이에게 여름이 말을 걸어온다. 이런 것을 운명이라고 하는 걸까? 소이의 마음속에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치기 시작한다.

내가 만든 인공지능 친구와
내게 다가와 준 친구
우리는 어떤 우정을 쌓아 가야 할까

인공지능 목소리 봄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소이에게 유일한 친구다. 봄은 소이가 좋아하는 목소리로 소이의 마음에 드는 이야기만 해 준다. 봄과의 일방적인 관계에 익숙했던 소이에게 여름이 다가오지만, 봄과 달리 여름은 소이가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하진 않는다. 소이는 여름과의 예측할 수 없는 대화가 즐겁지만, 여름도 자신을 아끼고 좋아하는지 확신할 수 없어 어려움을 느낀다.

봄을 친구 삼아 지낼 때는 이런 고통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얼굴이 떨어져 나갈 것처럼 웃고 떠든 기억은 없지만, 심장이 두근거리고 몸이 붕 뜨는 듯한 느낌을 받은 적도 없지만, 나 아닌 다른 사람으로 인해 이토록 괴로웠던 기억도 없다. (본문 62면

봄은 여름과의 관계로 힘들어하는 소이의 곁을 묵묵히 지켜 준다. 그런 봄이 있기에 소이는 용기를 내어 여름에게 다가서며 한 뼘 성장할 수 있다. 자신이 만든 인공지능 친구와 자신에게 다가와 준 친구 모두 소이에게는 특별하고 소중한 관계다.
이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