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오 형제의 비밀스러운 온천 생활
인삼 오 형제가 도착한 할머니의 집 마당에는 대추나 생강 같은 약초들이 영문 모르게 햇볕에 말라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그 옆에 나란히 눕게 된 인삼 오 형제도 날이 갈수록 쪼글쪼글하게 야위어 갔지요. 그러던 어느 새벽, 정체 모를 향긋한 냄새에 잠에서 깬 오 형제는 부엌에서 물안개가 모락모락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홀린 듯 따라가 보니 웬걸, 가마솥 안에서 약초탕이 펄펄 끓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마치 금산 온천에 다시 온 것만 같았지요. 오 형제는 다 같이 신나게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즐긴 목욕이 어찌나 좋았던지, 인삼 오 형제의 온몸이 다시 통통해지고 윤기가 흘렀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날부터, 인삼 오 형제의 비밀스러운 이중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옛이야기가 가진 힘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이 옛이야기는, 인간이 인삼을 처음 발견하고 그 효능을 알아가는 과정을 작가적 상상을 마음껏 발휘해 설화의 화법으로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인삼이 몸에 좋고 귀하다는 말은 들어 보았어도, 인삼의 효능을 처음 알게 된 이는 누구인지, 그리고 인삼을 처음 발견한 계기는 무엇인지에 대해선 우리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 빈틈 사이에서, 작가는 이야기를 새롭게 상상하고 그려 봅니다. 긴 세월 우리 조상들의 경험과 기억, 생각과 상상이 생생하게 녹아 있는 고전 설화의 형식을 빌려 풀어낸 이 현대적인 ‘옛이야기’는 그래서 우리에게 더욱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옵니다. 오늘의 톡톡한 상상 위에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구수한 옛이야기의 냄새가, 현대인들의 가슴속 왠지 허전한 빈자리를 채워주는 것만 같거든요. 마치 그 옛날, 어머니의 바스락한 무릎께에 누워 듣다 꾸벅꾸벅 잠들곤 했던 옛이야기에서 풍기는 온기가 되살아난 듯합니다.
우리를 지켜 주는 자연의 생명력
이 책에서 작가는 인삼 오 형제의 모습을 의인화하여 표현했습니다. 햇볕에 메말라 온몸이 주름지거나 목욕 뒤에 살이 올라 통통해지는 모습,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