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감사의 글
제1부 패배 덕분에 얻은 승리
제1장 망명자의 아들
제2장 중국공산당 유격대에서
제3장 붉은 군대의 대위
제4장 모스크바에서 임명된 낙하산 수령
제2부 자주 독재를 위하여
제5장 새로운 시작
제6장 김일성의 전쟁
제7장 수령의 적들
제8장 결정적 전투
제9장 최후의 승리
제3부 어버이 수령과 그의 신민들
제10장 제2차 한국전쟁을 준비하며
제11장 쇄국의 시대, 주체사상 그리고 남한 습격
제12장 유일사상체계
제13장 총비서 동지와 그의 세자
제14장 죽은 수령의 강력한 손
맺음말
김일성 연대표
참고문헌
서울 시청에서 불과 40km 떨어진 곳에 다른 나라가 있다. 북한이라고 부르는 이 나라를 1945년부터 하나의 가문이 다스리고 있다. 초대 지도자 김일성이 1994년 사망한 후 2011년까지 그의 아들 김정일이 최고지도자 자리에 있었고, 2011년이 끝나기 몇 주 전부터 손자 김정은이 그 자리에 앉아 있다. 우리 지구는 넓고 역사가 깊은 행성이지만 이렇게 수십 년 동안 나라를 통치하고 3대 세습까지 성공한 비군주제 정권 사례를 북한 외에 찾을 수 없다. 이제 북한 주민들 중에 김씨 일가 아닌 통치자 밑에 살던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이 남지 않았다.
북한의 제도와 북한 사람의 운명을 만든 사람은 바로 이 나라의 설립자인 김일성이다. 김일성이 1994년 사망한 후 북한이 변화되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지금 북한 경제는 김일성 시대보다 시장질서에 더 가깝다. 그러나 다른 분야는 그렇지가 않다. 김일성 시대 후반과 다름없이 북한 주민 대다수는 인터넷 접근이 금지되어 있다. 주민들이 합법적으로 볼 수 있는 정보는 매우 엄격한 검열을 받는다. 국경은 차단되어 있고 사람들은 나라의 허가 없이 외국에 나갈 수 없다. 모든 주민은 국가원수와 그의 가족에 대한 충성과 사랑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노역수용소에 수감되거나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제도를 만든 사람이 바로 김일성이다.
김일성은 현대사에서 가장 안정된 독재정권을 설립한 사람이다. 사회주의권 몰락 이후 그는 중국식 개혁 개방의 길을 거부했는데, 당시 많은 사람들은 이 정권이 곧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권은 건재하다. 김일성이 사망한 지 25년이 더 지났지만 북한은 그의 손자 김정은이 통치하고 있다. 북한에서는 지금도 김일성을 거의 신으로 본다.
김일성 그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나. 1945년 권력을 장악하기 전의 그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김일성은 유명한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식민지 조선의 교원 가정에서 태어난 김일성은 3·1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