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 정의를 향한 겸손한 구도자
제1장 | 사제가 된 소년(1942~1974
01. 일제강점기 말, 서울에서 태어나다
02. 천주교와의 운명적 만남
03. 졸병 시절에 목격한 군사문화의 실체
04. 로마 유학과 신부 서품
05. 사제로서 쓴 첫 번째 글
06. 응암동 성당, 그리고 김대중과의 인연
07. 불의의 시대에 정의를 찾아
제2장 | 예수의 길, 정의의 길(1974~1978
01. 민주주의의 의병, 정의구현사제단 출범
02. 첫 번째 연행
03. 재야의 대변인이 되어 진실을 알리다
04. 일인다역의 젊은 대변인
05. ‘화살 기도’로 버텨낸 시간들
06. 독재자의 심장을 겨누는 불화살
07. 김상진 군의 의혈에 붙여
08. 인혁당 사건이 가져다준 변화
09. 반유신의 횃불, 3.1 민주구국선언
10. 첫 번째 구속: 감옥에서의 소중한 깨달음
11. 일제 강점기보다 가혹했던 유신독재의 법정
12. 상고 이유서에 담긴 민주주의의 신념
13. 감옥에서 새롭게 만난 예수
14. 감옥은 정의를 침묵시키지 못한다
15. 짧았던 평온, 그리고 재투옥
16. 감방에서 전해들은 독재자의 최후
17. 신군부에게 유린당한 ‘서울의 봄’
18. 김재규 구명운동에 앞장서다
제3장 | 찬란한 항쟁의 시대(1980~1988
01. 마귀 쫓아냈더니 악마가
02. 남산 지하실에서 보낸 두 달
03. 교회는 소금인가 방부제인가
04. 독재의 전매용어가 되어버린 ‘정의’
05. ‘부미방’ 사건으로 다시 시국현장에
06.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이었는가
07. 정의구현사제단 10주년, 두 권의 책을 펴내다
08. 해방신학에 대하여
09. 대안언론으로 탈바꿈한 서울교구의 주보
10. 박종철 고문치사의 진실을 폭로하다
11. 6월항쟁의 불씨가 된 명동성당 시위
12. 야당의 패배와 군사정권의 연장
제4장 | 민족사적 반성과 남북통일
1. 역사가 된 이름
역사는 기록으로 남지만 이름으로도 남는다. 윤동주라는 이름에는 젊은 시인이 살았던 일제강점기의 쓰라린 역사가 담겨 있고, 전태일이라는 이름에는 청년 노동자가 스스로를 불살랐던 1970년대의 혹독한 노동현실이 응축되어 있다. 개인적 삶의 서사를 뛰어넘어 한 시대의 상징으로 남은 이름들! 치열했던 1970~80년대 또한 후인들에게는 누군가의 이름으로 기억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정의구현사제단의 함세웅 신부다.
이 책은 사제이자 사회운동가로 평생을 살아온 함세웅 신부의 삶의 기록이다. 삼엄한 독재의 70년대, 찬란한 항쟁의 80년대, 좌절과 반성의 90년대 그리고 새로운 모색의 2000년대까지, 그의 이름에 응축되어 있는 이 땅의 현대사가 수많은 자료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된다. 굴곡진 시대였던 만큼 사연 또한 많았을 터, 그것을 담아낸 책의 밀도 역시 그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글쓴이 김삼웅은 김구, 홍범도, 안중근, 김대중, 김근태 등 독립운동과 민주화운동에 헌신한 여러 인물들의 삶을 책으로 엮어낸 바 있다. 하지만 동시대 인물의 평전을 쓰는 것은 아무리 베테랑이라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많은 부담을 무릅쓰고 굳이 ‘지금’ 이 책을 펴낸 이유를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낸 것은 바야흐로 ‘공정과 상식’이라는 관제 구호가 나부끼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중략 또다시 정의의 탈을 쓴 불의가 횡행하는 지금, 함세웅 신부의 강고한 삶의 궤적을 살펴봄으로써 진정한 정의가 무엇인지를 확인하고, 세인들을 미혹하는 ‘관제 정의’가 뿌리 내리지 못하도록 경계하고자 한다.” (‘들어가는 글’ 중에서
2. 예수의 길, 정의의 길
이 책은 5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신학교 근처에서 뛰어놀던 소년이 사제가 되기까지의 과정(1장 ‘사제가 된 소년’이 잔잔한 성장 드라마라면, 재야의 젊은 대변인으로서 유신독재에 맞서던 시절(2장 ‘예수의 길, 정의의 길’과 6월항쟁의 마중물 역할을 했던 시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