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불평등과 특권을 정당화하는 능력주의의 역설 | 박권일 … 006
1부 시험과 학교, 능력주의의 산실
교육에 필요한 것은 탈능력주의 | 공현 … 015
시험/평가체제 속 인간과 교육받을 권리 | 이경숙 … 034
현수는 개인의 능력으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 | 정용주 … 063
학벌은 끝났는가 | 채효정 … 093
2부 능력주의는 왜 사회에 해로운가
능력주의 해부를 위한 네 가지 질문 | 박권일 … 135
차별받는 노동을 정당화하는 능력주의 | 김혜진 … 165
의사들의 엘리트주의 그리고 어긋난 정의 | 김혜경·문종완 … 183
뛰어난 여성들은 자신의 파이를 구할 수 있을까 | 이유림 … 198
닫는 글 ‘지적 인종주의’ 소고 | 홍세화 … 216
[책의 특징과 구성]
흔히 듣게 되는 ‘학벌이 아닌 능력이 중요하다’란 말이 상징하듯 능력주의는 곧잘 학벌주의의 대안으로 불려 나오곤 한다. ‘부모 찬스’, 곧 특혜를 없애기 위해 시험을 강화하고 더 ‘공정’한 능력주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이 책은, 학력·학벌주의는 능력주의의 한 종류이며, 능력주의는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을 지속시키는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그리고 ‘개인’과 ‘공정’을 내건 능력주의의 실상은, 평가하고 선발하는 측의 권력을 위한 체제이고 계급의 문제를 가리며 특권을 정당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 책은 우선 능력주의의 기본 개념과 이에 대한 비판 논리, 한국 사회의 현실 등을 두루 담아 능력주의 문제를 막 접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학교교육, 시험/평가, 학벌주의와 지식/금융 자본주의의 문제, 노동의 위계화, 의사 집단의 엘리트주의와 공공성 문제, 페미니즘 실천 속 능력주의적 경향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능력주의 이슈를 통찰함으로써 폭넓은 논의의 장을 만들고자 했다. 무엇보다도 ‘이상적인 능력주의’를 주문하는 것이 아닌 능력주의를 근본적으로 비판하고 극복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 했다.
이 책은 총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여는 글’에서 박권일은 능력주의가 지향해야 할 목표로 여겨지고 ‘진정한 능력주의’를 요구하는 현실을 벗어나, 능력주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요청한다.
1부 ‘시험과 학교, 능력주의의 산실’은 주로 교육 제도와 시험에 관련된 능력주의 문제를 다룬다. 첫 번째 글에서 청소년운동 활동가인 공현은 현재 능력주의 논리가 평등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으며, 능력주의가 학교교육과 시험과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음을 지적한다. 첫 글로서 능력주의의 주요 요소를 정리하며, 교육에서부터 탈능력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두 번째로 교육학자인 이경숙은 시험/평가체제가 인간을 등급화·서열화하는 현실을 말하며 현 〈헌법〉 교육권 조항의 능력주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