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펴내며
체벌은 이제 사라지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답합니다
1부. ‘사랑의 매’는 없습니다 -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의 체벌 거부 선언문
이정화 ‘사랑의 매’는 훈육이 아닌 폭력이다
모내기/이상한숲 우리는 집에서 자유롭게 말하고 싶다
지혜 동생과 함께 아빠에게 맞서 싸웠을 때부터 맞지 않게 되었다
변춘희 “엄마! 왜 여기서 매를 팔아요?”
귀홍 체벌이 나에게 남긴 것, ‘체벌하기’
유내영 매는 맞은 사람, 때린 사람 모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는다
송미선 대화할 마음만 있으면 세상에 해결 못 할 일이 없다
이기자 딸은 엄마 손목에서 짤랑거리던 팔찌 소리가 잊히지 않는다고 했다
오월 ‘너도 커서 때리게 될 거야’라는 말에 저항한다
이루 동생은 왜 다른 오빠들처럼 자신을 때리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정림 아이는 스스로 자란다
이효성 친구는 친구를 때리지 않아요
이진영 페미 엄마와 아빠아들남성연대의 대결, 잠시 쉼표를 찍다
이경은 저는 동생을 매로 때렸습니다
박선영 힘을 동원해 굴복시키는 것은 쉽고, 존중하고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전유미 삶의 속도를 줄이면 폭력의 가능성도 줄지 않을까요
림보 생각한 대로 산다는, 어려운 일
권리모 어린이에게도 성숙해질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며 함부로 무시하지 않겠다
윤소영 체벌은 더 많은 힘을 가진 사람은 이래도 된다는 가르침이다
하승우 나도 아빠가 처음이라 어렵지만 폭력은 아닌 것 같아
피아 나의 탈가정은 폭력 사회에 대한 거부 선언이다
2부. 교육이라는 이름의 폭력을 거부합니다 - 교사와 학생의 체벌 거부 선언문
이윤승 나는 교사로서 더 행복해지기 위해 체벌을 거부합니다
우담 한 사람 한 사람의 우주가 모여서 서로를 지탱하는 그날이 오면 좋겠다
이희진 적어도 내게 폭력을 행하지 않을 자유는 있지 않은가
지선 학생이 행복해야만 교사가 행복할 수 있으므로
두리번 약하니까 때려라? 체벌을 강요받고 싶지 않다
베타 ‘착한 학생’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진웅용 못된
책의 특징
2018년에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가 기획한 체벌 거부 선언 캠페인이 계기가 되어 부모 16인, 교사 15인과 어린이·청소년, 청소년인권운동 활동가, 병역거부자 등을 비롯해 총 53인이 함께 썼다.
체벌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처벌 강화, 시민교육 등 제도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개인들의 일상의 변화가 동시에 필요하다. 체벌 거부 선언은 체벌을 겪은 사람들의 성찰과 치유의 과정을 위한 발돋움이다. 독자들도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상처와 잘못을 돌아보고, 말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
책의 구성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의 선언문이다. 체벌은 주로 학교 안에서의 문제로 이야기되어 왔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의 체벌 역시 어린이·청소년의 안전과 존엄을 위협하는 문제다. 어떤 독자들은 이렇게 되물을지도 모른다. “고작 이 정도를 가지고 폭력이라고?” 손바닥 때리기, 숙제 지우고 다시 하라고 하기, 등짝 후려치기, 소리 지르며 문을 쾅 닫기 등. 저자들은 이처럼 가족의 일상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상황에 상처 입었고, 상처 준 것을 마음 깊이 후회한다고 말한다. ‘수백 대를 때려야만 문제가 되느냐. 단 한 대에도 우리의 인격은 부서진다’라는 구호처럼, 체벌은 신체적 손상의 문제 이전에 인격과 존엄의 문제다.
엄마와 아빠 사이 지위와 입장의 차이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엄마 이정림은 “내 육아의 첫 번째 감시자는 남편이다”라며 “주변에서 육아의 책임을 모두 엄마인 나에게 돌리는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아이들에게 분노를 표현”할 때가 있었음을 고백한다. 엄마 모내기(필명는 “네가 그러니까 애들 버릇이 나빠져”라는 남편의 폭력적인 행동을 제지하는 것을 자신의 임무라고 말한다. 한국남성으로서의 기득권을 성찰한다고 말하는 아빠 하승우와 “아이에게 화를 내는 저를 짝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면서 불안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반성하는 아빠 이효성의 이야기가 이에 호응한다. 이 책이 앞으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