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하나. 좌우도 없고 위아래도 없다
‘졸라’ 평등한 우리는 가능할까? |엄기호
- 교사와 학생이 우정의 관계이어야 하는 까닭
‘쓸데없는 생각’의 쓸 데 있음/ 배움은 독백이 아니다/ 우정, 평등한 두 주체의 만남/ 서로의 가능성이 대화하게 하라/ 불화를 통해 지향하는 더 큰 질서/ ‘씨발’과 ‘졸라’의 시적 정취
가르치는 존재의 배움에 대하여 |이혁규
- 실천적 공동체의 공동체적 실천
습속으로서의 보수성에 대한 저항/ 수업을 비평한다는 것/ 위기의 세 가지 계기/ 덜 가르치고 더 배우라/ 잊혀진 상상력을 깨우는 실천적 지식
분발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정용주
- 의존의 존엄성
교육의 탄생/ 학교는 누구를 길러 내나/ 교육과정은 국가의 것인가/ 수업을 잘한다는 것의 의미/ 탁월함에 저항하라/ 불온, 불화하는 것/ 페다고지를 향해 - 의존의 존엄성/ 진정한 교육은 탈교육에 있다
상상 둘. 우리의 혼돈은 당신의 선정善政보다 아름답다
불온을 아십니까? |김수현
- 사부작사부작 관행에 실금 내기
학교 시계는 거꾸로 간다/ 아직도 학교가 ‘교육적’으로 보이니?/ 존재하기 위해 존재하는 학교/ 관행에 균열 내기/ 불온은 불온을 낳고/ 교사 : 학생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사람
지식은 권력이 아니다 |이영주
- 우리 교실을 해방구로 만드는 법
민주화를 위한 과도기/ 인권과 평화 정착시키기/ 시스템에 저항하라/ 아이들과 함께 교실 바꾸기/ 교사의 지식 권력을 깨는 협력학습/ 천천히, 수다 떨면서, 실패를 반복하기/ 내 교실을 열린 해방의 공간으로
나만 잘 먹고 잘 살자 |류명숙
- 아이들을 이해하는 교사가 되기 위한 역설
배반의 역사/ 지금, 현실을 살고 있나요?/ “선생님 자식이나 잘 가르치세요!”/ 겁쟁이 교사, 똑똑한 아이들/ ‘상처 주
현실을 흔드는 힘, 상상
《상상하라 다른 교육》은 시대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지금과 다른 교사, 다른 교육의 형상을 그리고 있는 이들의 상상과 실천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필자들은 작금의 교육 현실이 ‘최선’이 아니라고 믿는, 믿지 않고서는 도무지 적응되지 않는 오늘을 견딜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렇다. 이들은 ‘불온한 교사’다.
이들이 그리는 교사와 교육의 상은 굳이 말로 표현하자면 이런 것들이다. 군림하지 않고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는 교사,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교사, 그리고 대학이 전부라고 가르치는 대신 자립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교육, 학교라는 닫힌 공간을 넘어 지역사회와 소통하는 교육…….
좋은 교사를 꿈꿨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고 입에 담아 봤을 만큼 평범한 어휘들이다. 그런데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행동이란 것들이 참 평범하지 않다.
엄기호는 ‘지랄’, ‘미친’ 등의 소외된 어휘를 활용해 수업하고, 정용주는 장학사가 오면 교실 문을 잠그며, 이영주는 커닝을 장려한다. 김수현은 학교에서 참고하라고 준 지난해 사업 자료를 못 본 채 하고, 류명숙은 맘이 안 가는 아이를 떠올리며 ‘예쁘다, 예쁘다’라고 자기 최면을 건다. 사이다는 대학 가겠다는 제자들을 뜯어 말리고, 하승우는 자꾸 같이 밥 먹고 술 마시자고 보챈다.
쉽게 납득되지 않는,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 행동들이다. 물론 책을 읽고 나면 이 모든 행동은 이해되고도 남음이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상상은 낯익은데 실천이 이렇게 낯설다는 점이다. 그건 어쩌면 우리가 그동안 상상만 하고 그 상상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을 고민하거나 시도해 보지 않았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사실 이상(理想을 향한 길은 이렇게 이상(異常한 길이 아닐까? 그래서 불온하다는 말을 들어야 하고, 그래서 용기가 필요한 일인지도. 그럼에도 우리는 저 ‘좋은 말’들을 주머니 속에 곱게 접어 넣어 둔 채 계속 주어진 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