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아기 공룡의 고군분투
사방에 보이는 것이 공룡뿐인 세상에서 작고 연약한 아기 공룡이 엄마를 찾아가는 과정은 참으로 힘겹다. 목이 기다란 브라키오사우루스와 뾰족뾰족 골판이 돋아난 스테고사우루스는 그래도 괜찮았다. 몸집이 크기는 하지만 풀을 먹는 초식공룡이니 밟히지 않게 조심하면 될 일이다. 날개가 없으니 하늘을 나는 케찰코아틀루스가 멋져 보여도 아기 공룡의 엄마는 아닐 테고.... 이크, 크고 노란 눈을 보니 당장 잡아먹을 태세다. 그 눈에서 아기 공룡은 작고 힘없는 자신을 발견한다. 무시무시한 눈을 보니 당연히 엄마는 아니다. 아기 공룡은 걸음아 살려라 하고 도망쳤다. 트리케라톱스의 외마디 소리에 물에 빠져 허우적대고 겨우 뭍으로 올라오니 스피노사우루스가 뚫어져라 쳐다본다. ‘엄마일까?’ 하지만 스피노사우루스 뒤에서 쿵쿵대며 뛰어오는 공룡을 발견하고는 아기 공룡은 한눈에 알아본다. 머리는 크고, 앞다리는 짧고, 이빨은 뾰족하다. 지금은 힘없고 작지만 아기 공룡은 지구상에서 가장 힘센 티라노사우루스 렉스다.
흑백 세밀화와 최소한의 색상이 대비를 이룬 그림
이 책의 매력은 공룡의 피부색과 대비되는 노란색 눈이 보는 이를 꿰뚫을 듯한 강렬한 표지에서 시작된다. 뾰족한 펜촉으로 한 획 한 획 그려나간 공룡의 피부 느낌은 우리가 그동안 많은 미디어를 통해 보았던 공룡의 느낌보다 오히려 실제처럼 보인다. 작가는 기다란 목, 뾰족한 골판, 커다란 날개처럼 각각의 공룡들이 가진 느낌을 군더더기 없이 실감나게 보여 준다. 더불어 붉은 태양과 초록색 나뭇잎과 풀, 노란색 공룡의 눈은 저마다의 색깔을 지녀 공룡의 색깔과 대비되며 시각을 제대로 자극한다.
편집자의 한 마디
책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을 잊을 수 없다. 크고 무시무시한 공룡과 눈이 마주친 느낌이랄까? 우리에게 공룡의 이미지는 대개 무시무시하고 커다란 공룡인 듯하다. 표지를 보고 얼어붙었던 것을 보면. 하지만 막상 책의 주인공은 의외로 표지 공룡의 눈 속에 든 아기 공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