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위기
1. 우리는 풍요롭지 않다
계속 성장하고 계속 소비할 수 있을까 / 사회적 불평등과 ‘인적 자본’ / 무기력해진 인간
2. 세속 종교가 된 경제학
세속 종교와 인간의 이미지 / 호모 이코노미쿠스, 경제적 인간
3. 이것이 인간일까
인간의 ‘스냅 사진’으로서의 경제적 인간 / 인간은 살아간다 / 허무, 고독, 불안은 인간의 운명이 아니다
2부. 경제적 인간
1. 법칙을 찾아라
‘잘못 놓여진 구체성’ / 욕망과 상업 / 애덤 스미스 / 맬서스와 리카도, ‘임금 철칙’ / 밀의 ‘수줍은’ 경제적 인간
2. 경제적 인간을 놓고 벌어진 ‘전투’
경제학이 찢어지다 / ‘방법론 전쟁’ / 경제인류학 대 시카고 경제학
3. ‘삶이 예술의 모방’이 되어버리다
‘사이보그’가 된 인간 / ‘경제적 인간’의 전성시대 / ‘카메라가 아니다’
4. 실제의 인간을 그려낸 이들
존 러스킨 / 소스타인 베블런 / 칼 폴라니와 칼 윌리엄 캅
3부. 욕망
1. 욕망은 무한하지 않다
욕망의 해부 / 허무, 무한 소비라는 질병의 증상
2. 욕망의 ‘양’을 찾아내는 방법
수단의 양은 목적으로 결정된다 / 목적은 더 상위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다 / 인생의 궁극적 목적으로서의 ‘최고선’과 ‘좋은 삶’
3. 욕망에 질서를 부여한다
살림살이 경제학 / 무엇을 조달할 것인가,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 ‘욕망의 포트폴리오’
4. 부엔 비비르
욕망에는 위계가 있다 / 나와 이웃과 사회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삶
4부. 활동
1 경제적 인간의 운명은 ‘불안’이다
‘경제적 인간’의 활동 1 : 합리적 계산과 선택 / ‘경제적 인간’의 활동 2 : 고역스런 노동 / 내가 나를 지배하는 테일러주의
2 ‘피어나는 삶’으로서의 경제활동
에우다이모니아 / 잠재된 욕구란 / 욕구와 능력은 동전의 양면이다
3 활동으로서의 ‘부’
중세 말 이탈리아 상인들의 시각 / 무엇을 물려줄 것인가 / 활동을 어떻게 조직하고 계획할 것인가
5부.
이렇게 말랑하고 통쾌한 경제학 책이라니
정치경제학자 홍기빈은 대안적 사회의 정치경제 질서를 설계하고 구축하는 데 연구와 활동을 병행해왔다. 이번 『위기 이후의 경제철학』에서 홍기빈은 우리가 지금 처해 있는 위기, 곧 생태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삶을 풍요롭게 해야 할 경제생활이 도리어 우리를 허무와 고독과 불안의 늪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파국을 눈 뜨고 바라보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존재, ‘지구상의 가장 한심한 동물’로 전락한 상황이 이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자 결과물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이제 다른 선택이 없음을 강조한다. 지금의 지구적 산업문명은 결코 ‘지속 가능한’ 틀이 아니며, 그 근간이 되는 경제생활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인류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경제적 인간’이라는 세속 종교를 철폐하고, 오염되고 더럽혀진 인간의 이미지를 회복해 새로운 경제철학과 새로운 경제생활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이 책은 학술 서적이 아니다”라는 전제가 이 책의 첫 문장이다. 그러나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이 말이 큰 함정이었음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이론으로 무장한 딱딱한 ‘경제학’ 책이라면 지식과 정보 습득 차원에서 건조하게 읽으면 될 테지만, 이 책은 읽는 이를 감정에 휩싸이게 하고, 자기 삶을 돌아보게 하고, 나와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게 만든다. 경제학자의 이름과 학문적 논의를 최소화했다고 하지만 사실은 적잖은 경제학 용어와 해석으로 가득하다. 다만 이것들이 우리의 고민, 우리 경제생활의 문제로 살짝 감싸여 있을 뿐이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우리가 “살아오면서 틀림없이 느꼈을 이야기, 좌절하고 답답했지만 답이 없어서 접어두었던 이야기, 무어라 이름을 붙일 수는 없지만 이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바는 경제학이 아니라 경제철학, 경제생활, 경제활동이며, 이 책은 결정되지 않은 책, 우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