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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이니셜라이즈
저자 임동일
출판사 소울크로싱
출판일 2023-10-30
정가 13,000원
ISBN 9791197677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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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가인
01 학기말시험
02 모의 전투
03 5도살장
04 통과의례
05 유령의 시간
06 변조된 기억
07 공중항해
08 검은 숲
09 자유연합
10 진짜 바다
11 불량품
12 꼭두각시 춤
13 죽은 이의 대변인
에필로그; 이드가인
작가의 말
외계와의 접촉으로 지구 생명체의 3분의 2가 절멸한 뒤, 생존자들의 도시 국가연합인 <지구연방>은 외계 종족의 형상을 본떠 만든 <이드>라는 기갑 병기를 만들고 2차 침공을 대비합니다. 그리고 인류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의 전투>라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을 개발합니다.
특수목적 고등학교에 다니는 ‘가인’이는 학기말시험인 <모의 전투>를 치르면서 몹이 말을 하는 이상한 경험을 합니다. 낙제에 대한 부담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시스템의 오류라고 치부하지만 뜻밖에 같은 반 친구 ‘진’도 자신과 같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재시험을 치르던 중 ‘가인’과 ‘진’은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듣는 불가사의한 경험을 하는데 주임 선생님은 <모의 전투>에는 어린아이가 없다며 몹을 죽이라고 명령합니다. 윤리적 딜레마에 빠진 가인이와 진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그들에게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책 속에서

「움직여!」
‘이드’에게 명령했지만 허사였다.
「안 돼.」
‘이드’가 거부 신호를 보낸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드’가 자아의 의지를 거부하다니!
‘이드’는 겁에 질려 있었다. 그제야 내가 겁을 집어먹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몰랐다. 이제까지 청각으로만 상황을 인식해 본 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인지의 불능이 판단마저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모른다는 것은 철저하게 고립된 기분이 들게 했고, 나는 ‘모른다’는 것이 ‘두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깨달았다. -34쪽

나는 경고를 받았고, 진은 정학을 맞고 관심 대상 목록에 올라갔다. 주임 선생님의 공평하지 않은 결정은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중간에서 난처한 처지가 되고 말았으니까.
진은 나를 대신해 부조리하고 불합리하며 비도덕적인 일에 대해 항변했는데 나는 바보처럼 한마디도 거들지 못했다. 바보처럼 말이다. 내가 결정한 일인데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