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4
1부 위풍당당한 자아
018 얀 반에이크 _ 중세로 간 시간 여행자
044 알브레히트 뒤러 _ 셀피의 근원, 예술가의 자화상
070 소포니스바 안귀솔라 _ 르네상스의 원더 우먼
092 렘브란트 하르먼스 판레인 _ 자아의 운영체계를 파악하는 법
112 디에고 벨라스케스 _ 인간의 존엄과 평등에 대한 감수성
2부 성스러운 긍정의 자아
132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_ 회화의 알레고리
160 빈센트 반 고흐 _ 견실한 노동 예술가
182 앙리 마티스 _ 고통의 바다를 건너는 마음의 부력
208 파울라 모더존-베커 _ 인간 기억의 공통분모
228 프리다 칼로 _ 의연함의 정의
254 루이스 부르주아 _ 상처의 복원과 치유를 위한 자화상
3부 고통받는 내면의 자아
276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 _ 빛과 어둠의 광시곡
296 프란시스코 고야 _ 인간성의 어두운 그림자
316 귀스타브 쿠르베 _ 자기애의 초상
338 에드바르 뭉크 _ 팬데믹이 지난 후의 자화상
356 에곤 실레 _ 인체의 정신분석적 탐구
내가 사라지고 나면 세상엔 무엇이 남을 것인가?
권력자들이 초상화로 기록되어 영원히 살고자 했듯,
화가들은 자화상을 남겨 존재를 각인시킨다.
그리고 기억은 이야기로 남아 시간을 보존한다.
그렇기에 시간에 대해 생각하는 일은 우리 자아를 이해하는 일이다.
개인적 서사든 역사라는 집단적 서사든 시간이 지나면 우리 인생은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남습니다. 어마어마한 정보의 홍수 속을 살고 있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파편적인 지식이나 우리를 향한 세상의 평판과 타인의 시선보다는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의 문제가 아닐까요?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유연한 적응력과 통찰력, 통합된 판단 능력이 중요합니다. 인공지능이 인간 활동의 많은 영역을 대체하고 진화된 형태의 생명 정보통신이 삶을 좌우하는 시대, 우리 앞에 놓인 시간을 살아 낼 힘은 바로 나―self―라는 운영체제가 작동하는 방법을 알고 효율적인 실행 능력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심리적 근력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이고 상세한 자기 관리와 자기 경영의 매뉴얼을 작성하는 것 또한 자화상을 그리는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그러니 생각해 봅시다.
당신의 자화상은 지금 어떤 모습인가요?
책 속에서
삶의 국면이 전환될 때, 혹은 삶이 우리에게 다른 역할과 임무를 부여할 때, 우리는 자아의 변화를 겪으며 페르소나를 바꿔 쓰고 새로운 역할극에 익숙해져야 한다. 거부할 수 없는 변화 앞에서 우리에게 허락된 것은 현실과 이상의 간극이 너무 크지 않기를, 새로운 사회적 가면이 너무 이질적이지 않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8쪽, 들어가며 중
서구의 회화는 문명의 발달과 진화 과정의 시각적 기록이고, 인간의 자아와 인지적 활동이 이루어 낸 성과를 담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중세와 근대가 구분되는 시기는 예술이 공공의 영역에서 개인의 영역으로 넘어오던 무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조숙한 반에이크의 자아가 눈뜨고 독립 자화상을 제작한 시기가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