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거리를 산책하듯 설렁설렁 느릿느릿
스토리 맵
01. 부산을 말하다
남항을 거닐며 :: 부산 남항동 / 영도다리 :: 부산 대교동
건널목을 지나면서 :: 부산 중앙동 / 중앙공원에서의 생각 :: 부산 영주동
아미산 전망대 :: 부산 다대동 / 유엔묘지 정문에 서면 :: 부산 대연동
일상의 길 :: 부산 남천동 / 광안리 풍경 :: 부산 광안리
수영사적공원, 그 푸근한 손길로 :: 부산 수영동 / 범어사에 가면 :: 부산 청룡동
문탠로드 숲에서 :: 부산 해운대 / 청사포에 부는 바람 :: 부산 중동
수평을 배우는 일 :: 부산 청사포 / 대변항 멸치털이 :: 부산 기장군
온정마을 해변의 소나무 :: 부산 기장군 / 법기수원지 편백 숲으로 :: 경남 양산시
팔색조 같은 풍경 :: 부산 해운대 / 부산을 그릵다 :: 부산 대청동
벽화마을에서 :: 부산 우암동
02. 도시를 말하다
전시장에서 :: 인천 송도 / 오래된 것들을 향한 연모 :: 부산 영주동
다운타운에서 하는 생각 :: 부산 부전동 / 도시와 수레 :: 부산 동광동 한성1918
매축지 마을에서 :: 부산 범일동 / 어떤 진혼곡 :: 부산 범일동
무얼 버리고 어떻게 남길까 :: 부산 범일동 / 사라지는 것을 그리다 :: 부산 범일동
가벼워지기 :: 부산 민락동 / 바다와 케이블카 :: 부산 해운대
큰바람 :: 부산 기장군 / 도시에 대한 동물적 상상 :: 상상화
빈집 줄까? :: 부산 영주동 / 도시의 비애 :: 인천 송도
용적률과 그린벨트 :: 경기도 연천군 / 태종대 가던 길 :: 부산 태종대
바다의 끝 :: 부산 해운대 / 물의 도시 :: 부산 기장군
스카이라인이란 말 :: 부산 해운대 / 도시의 풍경과 건축가 :: 부산대교와 영주동
문제는 창의력이야, 바보야 :: 부산 초량동 / 꽃밭에서 :: 부산 중동
03. 건축을 말하다
도시의 집을 내려다보다 :: 부산 범일동 / 빈집에 대한 생각 :: 부산 좌동
아름다운 재생
건축가와 동행하는 도시산책
우리는 매일 거리를 걷는다. 출근하기 위해, 쇼핑하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그리고 운동하기 위해 잰걸음으로 걷는다. 이때 거리는 목적에 이르는 길일뿐이다. 그러나 산책은 다르다. 산책은 저자가 말하듯 “설렁설렁 느릿느릿” 걷는 걸음이다. 목적 없이 배회하고 경험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한발 떨어져 걷는 느린 걸음에는 우연한 경험이 개입되고 그 장소에 대한 이해가 뒤따른다.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되고,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고, 거리가 건네는 말을 듣게 되고, 한 번도 던지지 않았던 질문을 하게 된다.
건축가이면서 수필가이고 어반스케치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도시의 거리는 늘 사람들에게 말을 건다.”고 말한다. 매일 다른 모습으로 말을 걸어오는 도시의 거리는 “어떨 땐 정겨운 동반자의 모습이었고, 어떤 날은 몸서리치는 혐오의 대상”이었으며, “그러한 거리가 사람에게 거는 말은 위로이기도 애원이기도 하였다.”고 한다. 도시의 거리가 건넨 위로와 애원을 포착한 저자의 시선을 따라 산과 물의 도시 부산을 걸어보자.
평생 살아온 도시의 변화
도시는 날마다 변화한다. 평생을 살아온 도시에서도 격세지감을 느낀다. 그 많은 사람을 품고 있는 도시에서 변화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날로 줄어드는 도로 위의 햇빛”이나 “고개를 한참 돌려야 마침내 보이는 하늘”은 아쉬운 일이고, “해를 보지 못하는 나무에 대한 연민” 또한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끝없이 높아지는 건물을 닮은, 표정을 감춘 사람들의 브레이크 없는 욕망”을 버겁게 끌어안고 있는 도시를 안쓰러워한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는 곳도 있다. 광안리 해변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이곳의 변모는 마치 내가 나이가 들고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속도에 맞추기라도 하듯 실로 천천히 이루어졌으며 무척 자연스러운 것이라서, 나는 이 바다의 변모를 부정하거나 안타까워하지 않고 여전히 친구같이 곁에 선 풍경으로서 사랑하고 자랑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