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근대 유럽을 수놓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인들’
단테를 흠모한 문인, 페트라르카에게 도전하다
휴머니스트 서기장, 공화국의 의미를 묻다
피렌체의 ‘리비우스’, 공화국의 역사를 예찬하다
전투적 고전주의자, 르네상스의 문을 열다
격동의 시대, 조숙한 역사주의자를 낳다
키케로주의자, 인문 교육의 가치를 제시하다
밀라노의 지식인, 마키아벨리즘을 선점하다
반메디치 지식인, ‘세계시민’을 꿈꾸다
피렌체의 상인, 인간의 세속적 존엄을 노래하다
르네상스 ‘만능인’, 인간의 행위규범에 대해 성찰하다
반항적 수사학자, 역사적 비판의식을 일깨우다
최고의 고고학자, 로마에서 유럽 정체성의 고향을 찾다
약관의 천재, 철학에서 ‘인간다움’의 길을 구하다
궁정 휴머니스트, 군주의 ‘위엄’에 딴죽을 걸다
방랑 지식인, 르네상스 공화국의 진실을 폭로하다
현실주의 정치인, 법과 법률가의 위선을 벗겨내다
좌절한 정치사상가, 시대의 철창을 열다
최고의 궁정인, ‘문명화 과정’의 길을 열다
누가 르네상스를 두려워하는가?
주요 등장인물
르네상스기 연표
도판 출처
르네상스란 무엇이고, 왜 휴머니즘/휴머니스트인가?
흔히 ‘문예부흥’이라고 일컬어지는 ‘르네상스Renaissance’는 어원상 ‘부활’이나 ‘재생’을 뜻하는데,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 개념이다. 첫째는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해 15세기 이후 알프스 이북의 유럽으로 확산된 일련의 문화적 변동을 지칭하고, 둘째는 정치·경제·종교·사회 등 당시 유럽의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이 문화적 변동이 사회의 지배적 조류로 작용한 역사상의 특정 시대를 가리킨다.
르네상스 연구자인 한국교원대 역사학과 임병철 교수는 이번 신간에서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 빈치 같은 예술가 중심의 역사서술에서 벗어나, ‘말과 글을 통해 고대 세계를 부활시키려 한 지적 운동’인 르네상스의 본질에 초점을 맞추어 르네상스사를 가장 올곧게 전달하기 위해 지성인들의 열전 형식을 따랐다. 단테, 마키아벨리, 보카치오, 페트라르카처럼 널리 알려진 인물은 물론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할 수도 있는 브루니, 카스틸리오네, 브란돌리니, 귀차르디니 등을 망라해 당시의 시대상을 여러 각도에서 입체적으로 직조해냈다. 그러면서 임 교수는 ‘humanism’과 ‘humanist’를 ‘인문주의’(또는 인본주의와 ‘인문주의자’라는 번역어로 옮기지 않고 ‘휴머니즘’과 ‘휴머니스트’라고 쓴 이유를 「머리말」에서 이렇게 밝힌다.
“르네상스기의 휴머니즘은 오늘날의 인문주의라는 의미보다는 ‘고전을 고전 그대로 읽고 고전적 맥락에서 이해하려는 지적 태도’라는 뜻에 더 가까웠다. (중략 따라서 휴머니즘에 경도된 당대의 지식인들은 오늘날의 인문주의자라기보다 오히려 라틴 고전주의자에 더 가깝다.
19세기 이후 인간에 대한 사랑과 박애 등의 의미를 담게 되는 인본주의나 박애주의 같은 보편적인 개념 역시 르네상스 휴머니즘의 본질은 아니었다. 한마디로 나는 인문주의와 인문주의자라는 번역어가 의도치 않은 시대착오적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르네상스기의 성격을 곡해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고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