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만날 수 있겠지.”
죽음이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지는 경이로움을
아름다운 그림과 신화적 서사를 통해 풀어내다
죽음을 앞둔 코끼리에게 코요테는 자신을 잡아먹을 진짜 ‘죽음’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막연한 불안과 혼란을 넘어 생생하게 다가온 죽음의 예감.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코끼리는 결국 죽음을 직시하는 용기를 보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던 걸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죽음이 또 다른 삶으로 이어진다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전해준 건 다름 아닌 코끼리의 죽음을 기다리는 코요테였습니다. 코끼리는 코요테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 그 너머에 있는 단순하면서도 절대적인 섭리를 깨닫게 됩니다. 더는 서 있을 힘도 없어서 주저앉아 있던 코끼리마저 커다란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세상의 절대적이고 명료한 원칙. 태어나면 언젠가는 죽으며 그 죽음이 새로운 생명으로 연결되는 순환의 비밀입니다.
실제로 코요테는 오래전부터 북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경계를 넘나드는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인간과 동물, 하늘과 땅을 오가며 창조와 죽음에 관여하는 신화적 존재인 코요테. 이 책의 코요테 역시 단순히 코끼리를 잡아먹는 짐승이기보다 코끼리가 생명의 비밀을 이해하게끔 이끌고 편안히 죽음에 들게 돕는 범상치 않은 존재처럼 보입니다. 어느 봄, 코끼리를 잊지 않고 다시 그곳을 찾은 코요테가 살며시 웃음을 보이고, 그곳에는 코끼리를 닮은 푸른빛 아름다운 꽃 한 송이가 활짝 피어나 있습니다.
작가 나현정이 던지는 묵직한 질문,
나긋나긋 다정한 문장과 숨 막히게 아름다운 그림에 담기다!
첫 그림책 《너의 정원》이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되고, 만남, 이별, 환대 등 우리가 놓쳐서는 안 될 질문을 던져 온 나현정 작가가 이번에는 죽음과 생명의 순환이라는 묵직한 이야깃거리를 《비밀-코끼리와 코요테》에 담아냈습니다. 흥미로운 주제, 신비로운 서사와 나긋나긋 다정한 문장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지만 단연 돋보이는 것은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나현정 작가는 다소 묵직하고 심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