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분홍색을 좋아하면 안 돼?
쌍둥이인 윤우와 윤주는 여름 방학 동안 울산 할아버지 댁에 머물게 돼요. 그런데 어느 날 아침 눈을 뜬 윤우는 소중히 아끼던 분홍색 이불이 사라졌다는 걸 깨달아요. 그러고는 강아지인 몽실이 집에서 그 이불을 발견하게 되지요. 이불을 몽실이에게 준 범인은 다름 아닌 할아버지였어요. 할아버지는 사내 녀석이 분홍색 이불이 뭐냐면서 여자 같은 남자들이나 분홍색을 좋아한다고 말해요. 또 운동을 못하는 윤우에게 장손은 뭐든 잘해야 한다며 특별훈련까지 시키죠. 서글픈 마음에 눈물이 흐르던 그때, 어디선가 고모할머니가 나타나요. 고모할머니는 윤우와 윤주에게 할아버지와 있었던 일을 듣더니 나무 상자에서 오래된 흑백 사진 한 장을 꺼내 보여 줘요. 그런데 사진을 본 윤우는 그만 크게 놀라고 말아요. 남자답지 못하다며 윤우를 혼내던 할아버지가 순한 강아지처럼 생글생글 웃으며 치마를 입고 있었거든요! 할아버지의 엄청난 비밀을 알게 된 윤우는 이제 어떻게 할까요?
성별 고정 관념을 깨고 ‘진짜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
윤우는 여태껏 할아버지에게 귀에 딱지가 앉도록 잔소리를 들었어요. 남자는 울면 안 된다, 겁이 많으면 안 된다,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 밥을 깨작거리면 안 된다면서 남자답게 행동하라고 가르쳤지요. 정작 본인은 어릴 적 누나들과 인형 놀이를 하고 울보였으면서 말이에요. 그런데 할아버지에게도 나름 사정이 있어요. 어렸을 적 남자답지 못하다고 부모님께 많이 혼이 났거든요. 친구들도 여자아이 같다며 놀이에 끼워 주지 않았고요. 할아버지는 윤우를 위해서 그런 잔소리를 했던 거예요. 하지만 윤우의 생각은 달라요.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걸 숨기고 할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건 진짜 자신의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하지요. 그래서 용기를 내어 할아버지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해요. “그냥 저 하고 싶은 대로 하면 안 돼요?”라고요. 윤우의 한마디는 여전히 성별 고정 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어른들을 향한 외침이기도 해요. 이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