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지리가 허락한 역사
1부 탄생, 충돌, 분열하는 공간: 동서 문명의 기틀을 다진 전쟁들
1장 서구 문명의 근거지, 지중해 세계의 탄생: 페르시아전쟁
오리엔트 세계의 지배자, 페르시아│지중해 세계의 흙과 물│두 세계의 충돌│제1차 페르시아전쟁이 시작되다│지형을 활용해 승리한 마라톤전투│진정한 그리스의 탄생│지정학적 필연, 제2차 페르시아전쟁│기후까지 활용한 아르테미시온해전│300 용사, 협로를 지키고 우회로에 당하다│바다 위에 나무 방벽을 세운 살라미스해전│서구 문명의 영역성과 정체성
2장 중국 통일과 동아시아 문명의 개화: 초한전쟁
관중의 진나라, 양쯔강의 초나라│시대의 풍운아, 항우와 유방│고대 중국의 지정학적 중심지, 관중│관중왕의 명분을 얻고 몸을 낮춘 유방│스스로 변방을 택한 갓 쓴 원숭이, 항우│길을 파악하고 인재를 모으다│승리를 돕고 패배를 만회케 하는 공간의 힘│유방의 특급 작전과 항우의 최후│동아시아 문명의 영역성과 정체성
3장 유럽 문명의 바탕이 된 로마의 굴기: 포에니전쟁과 갈리아전쟁
켈트족과 카르타고가 양분한 땅과 바다│땅과 바다를 잇는 반도국, 로마│바다 대신 땅을 선택한 카르타고의 근시안│코끼리는 왜 알프스산맥을 넘었을까│지정학적 안목으로 지중해의 패자가 된 로마│대륙에 그어지는 전선│통일된 땅, 통일된 힘│유럽의 영역성과 정체성
4장 기후변화와 분열하는 유럽: 훈족의 서진과 서로마제국의 멸망
동아시아를 덮친 기후변화│흉노족의 서진과 훈족의 탄생 비화│제국의 적은 기후변화와 자연재해?│분할 통치라는 묘책, 또는 미봉책│로마 영토 안으로 들어온 최초의 게르만족│동서로 쪼개진 로마│신의 채찍, 신의 재앙, 신의 심판자│서로마제국의 멸망과 분열하는 유럽
2부 교차하는 길: 이슬람 문명과 실크로드
5장 실크로드가 바꾼 중앙아시아의 색: 불교에서 이슬람으로
불교의 땅, 고대 중앙아시아│기후변화에 힘입어 중국을 통일한 당나라│지정학적으로 유일한 선택지, 서진│‘상인의 종교’ 이슬람의 탄생│종교
“역사의 배경에서 역사의 주체로!”
지리를 품은 역사, 역사가 된 지리
지리라 하면 높디높은 산맥이나 마르지 않는 바다처럼 거대한 자연물을 떠올릴 것이다. 이것들은 움직이지 못한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역사를 움직인다. 최근의 예가 러우전쟁이다. 우크라이나는 거칠 것 하나 없는 거대한 평야 지대이자 흑해를 품은 교통의 요지다. 유럽과 러시아라는 두 경쟁 세력이 맞붙는다면, 그곳은 지리적으로 우크라이나일 수밖에 없다. 그런즉 “러우전쟁은 지리가 빚어낸 전쟁”이다(6쪽, 399~400쪽.
놀랍게도 비슷한 일이 유사 이래 반복되어왔다. 수많은 세력이 지리 덕분에 굴기하고, 지리 탓에 멸망했다. 그 결과 세계는 연결되고, 또 분열되었다. 한마디로 “지리는 역사 내내 인류의 삶을 지배해왔다.” 공중의 기후뿐 아니라 땅 위의 지형지물, 땅 밑의 자원 등 지리가 제공하는 여러 렌즈로 역사를 바라본다면, 더욱 깊숙한 이야기와 만나게 된다.
[모든 전쟁은 지리 전쟁이다: 산맥과 바다 그리고 공간]
우리가 종종 잊는 사실이지만, ‘서양’, ‘동양’ 같은 공간은 만들어진 것이다. 기원전 492년 시작된 페르시아전쟁은 그중 서양의 탄생에 크게 이바지했다. 서아시아 일대를 지배한 페르시아가 하필 서쪽으로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시 페르시아 남쪽의 아라비아반도와 아프리카는 사막뿐이었고, 북쪽의 흑해와 카스피해는 기름진 초원에 꼬인 유목 민족들로 가득했다. 동쪽은 거대한 힌두쿠시산맥 때문에 세상의 끝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이 페르시아의 진출 방향을 결정지었다. 이 외부의 적을 맞아 독자적인 세력들로 쪼개져 있던 그리스가 단일한 ‘영역성’과 ‘정체성’을 형성했다(24~34쪽. 이것이 서양 문명의 뿌리가 되었으니, 이는 훗날 로마로 계승되어 지중해와 유럽 전역에 이식되었다.
한편 동양의 탄생은 기원전 206년의 초한전쟁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진나라 다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항우는 자신의 거처를 황해에 면한 서초에 두었다. 변방인 이곳은 사통팔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