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발전과 안보 추구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타이완의 위기
1990년대에는 전 지구적으로 권위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정치변혁이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타이완은 ‘제3의 물결’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타이완의 민주화와 경제발전은 예기치 못한 문제 또한 야기했다. 생활수준과 시민의식이 향상되자 에너지 수요와 환경보호, 경제성장과 경제적 형평성, 청년의 요구와 노인의 요구 등 여러 갈등이 상호 충돌하게 된 것이다. 정부기관, 정치인, 시민사회, 대중은 예산의 우선순위, 에너지 정책, 과도기적 정의와 같은 문제들에서 서로 다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중국과 직접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는 의견 불일치가 더 심하다. 일국양제에 기초해 타이완을 홍콩처럼 특별행정구로 만들고자 하는 중국의 위협은 타이완 국내 문제를 악화시키는 중대한 요인이다.
이 책은 현재 타이완이 직면한 광범위한 이슈를 다루면서, 타이완이 중국의 야망에 대항하기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타이완이 지속적으로 미국의 원조를 끌어내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인지를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타이완과 중국 간 관계에만 초점을 두지 않는다는 점에서 저자의 전문성이 돋보인다. 이 책의 저자 리처드 부시는 미국재타이완협회 회장,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동아시아정책연구소 소장 및 타이완연구 석좌를 역임한 인물로, 양안관계에서 학문적 지식과 실무 능력을 두루 갖춘 미국 최고의 정책통이다. 리처드 부시는 자신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타이완의 현재 상황에 대해 포괄적으로 설명하면서, 타이완이 국내적으로 직면한 딜레마가 무엇인지, 그리고 이러한 딜레마를 조화시키는 데서 정치 체제가 겪는 어려움은 무엇인지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이 책의 구성
이 책의 전반부는 타이완의 국내 문제를 점검한다. 먼저 경제, 사회, 정치, 제도 측면에서 타이완이 처한 현황을 파악한 후, 타이완 국내 문제에 대해 타이완 대중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다룬다. 타이완 사회의 중요한 특징은 지속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