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훈이에게 행운이 된 ‘오해’
기훈이는 며칠 전 솔미가 손등에 붙여 준 스티커를 방패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언스토리 게임에 나오는 방패 아이템처럼 둥그렇고 가운데 빨간 별까지 박혀 있었거든요. 기훈이는 어쩐지 그 스티커가 자신을 지켜 주는 것 같습니다. 억울하고 화가 나는 일이 있어서 학교 울타리를 깬 기훈이. 하지만 잘못을 뉘우치고 용기를 내어 학교 선생님에게 솔직하게 말합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어떤 상황에서든 방패 스티커가 자신을 지켜 줄 것 같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솔미가 붙여 준 스티커는 사실은 방패가 아니었어요. 기훈이가 오해한 것이지만, 그 오해는 기훈이가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선생님 말을 듣고 있는데 손등의 스티커 자국이 눈에 띄었어. 그저께 도장에서 솔미가 붙여 준 방패 스티커 자국이었지. 스티커는 오늘 아침 샤워할 때 떨어지고 자국만 남았어. 솔미 생각이 났어. 솔미가 어제 등나무 아래에서 말없이 가 버린 건 나한테 실망했기 때문일까? 그래, 그럴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하자 왜인지는 모르지만 솔미한테 조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어.
“혹시 선생님한테 하고 싶은 말 있는 사람 있어요?”
선생님은 친구들을 휘 둘러보면서 말했어. 가슴이 두근거렸어. 선생님하고 또 눈이 마주치고 말았어. 진땀이 났어. 땀 때문인지 목덜미가 자꾸 간지러웠어.
“음…… 그래요, 우리 반엔 교재원을 망가뜨린 친구가 없는 것 같네요.”
선생님 얼굴을 보지 않은 채로 목덜미의 땀을 훔쳤어. 그 손으로 스티커 자국을 문질렀지. 쿵, 쿵, 쿵, 심장에서 북소리가 울렸어. 그 소리가 내게 말하는 것 같았어.
‘말해! 네 마음을 말해.’
번쩍! 나는 선생님을 향해 손을 높이 쳐들었어.
--- 본문 중에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책을 읽는 즐거움을 줍니다.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동화 분량과 등장인물의 디테일한 심리 묘사, 유쾌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