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 6
제1장 뿌리 깊은 미각의 원조―도카이東海 지방 18
Column 1 다채로운 발효기술과 그 쓰임새
제2장 시·공간을 벗어난 듯한 에어포켓―긴키近畿 지방 42
Column 2 바다, 산, 거리(도시, 섬의 발효문화
제3장 물고기와 식초가 지나가는 길―세토우치 일대 66
Column 3 스시의 진화사
제4장 미생물이 유혹하는 소리―도쿄도 외딴 섬 94
Column 4 일본인, 그들은 무엇을 먹어 왔나?
제5장 북국으로 향하는 은빛 여정―호쿠리쿠, 도호쿠에서 북쪽으로 112
Column 5 기타마에부네, 재패니즈 드림의 무대
제6장 지역의 명물이 된 발효 간식―간토關東 지방 152
Column 6 발효가 멋진 경관을 만든다
제7장 발효가 산업화를 이끌다―일본 근대화 여행 166
Column 7 발효하는 곳에 신앙이 있다
제8장 바닷가 사람들의 지혜―큐슈 지방 210
제9장 기억의 방주 240
특별 에피소드 두 편 252
꽁꽁 숨겨둔 발효음식 261
옮긴이의 말 266
발효식품 업체 홈페이지 270
발효는 생존 의지가 낳은 창조의 산물
지혜가 즐거움이 되면 문화로 남는다
척박한 환경, 제한된 세계를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끊임없이 노력한다. 저자가 찾아간 많은 곳이 환경적으로 ‘닫혀 있는 장소’인 바, 그는 어떤 것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 창조성을 낳았다. ‘없는 상태’가 ‘있게 한다’는 의지를 낳으며, 이 의지의 표출이 삶에 이른 것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면 미생물이 곧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거울 같은 존재로 느껴진다. 몸속에 흐르는 ‘인간 이외의 시간’, 미생물이 만들어가는 시간의 참모습이야말로 발효 여정을 따라가며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그는 일본 문화 형성의 핵심 요소를 발효 탐방을 통해 파악한다. “지금껏 체험하며 눈여겨본 것은 어떤 상황도 이겨내려는 사람들의 강인한 의지와 회복 탄력성 및 다양성”이라는 그의 말은 이 점을 집약한 것이다. 결국, 발효의 역사는 ‘지혜’가 더 잘 살기 위한 ‘즐거움’이 되고 그 즐거움을 공유하기 위해 ‘커뮤니티’가 되어가는 과정의 연속이다.
그렇다면 소멸 위기의 지역 문화의 해법은 무엇일까? 저자의 말은 잠시 빌려본다. “전통의 본질은 ‘양식’이 아니라 ‘발상’이고 ‘스타일’이 아니라 ‘콘셉트’이며, 그것이 새 시대를 이루어갈 문화의 핵심이다.” 즉 로컬 문화의 미래를 좌우하는 게 ‘개인의 창조성’이며, 전통문화는 다가올 시대에 맞춰 새로이 콘셉트를 짜면 되면 그만이라는 말일까. 저자는 세상이 달라지면서 ‘없는 상태를 있게 하는 의지’야말로 살아있는 디자인의 원천이며 문화는 위기에 의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위기이므로 살아남는 것’이라 한다. 발효문화를 다각도로 심도 있게 바라보며 써 내려간 그의 통찰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책 속에서
술, 된장과 간장 만드는 식품회사라니 뭐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꼼꼼히 살펴보니 그때까지 익숙해 있던 일과는 동떨어진 딴 세상이었다. 양조장과 공장에서 매일 ‘미생물’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