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바라보면 보이는 또 다른 색깔
꼬마 개구리의 말처럼 여우를 오래 보지 않은 사람은 여우를 초록 여우라고 말할 거예요. 마치 엄마 개구리처럼요. 하지만 밝은 조명 아래에서 꼬마 개구리의 시선에 따라 책 속 친구들을 가만히 바라본 사람이라면 다르게 말할 거예요. 빨간 여우라고 말이에요.
동물 친구들이 그려진 책의 왼쪽 가운데에는 점이 하나 있어요. 그 점을 보며 천천히 셋을 센 후, 옆 장 가운데 있는 점을 보세요. 그러고 나면 빨간 여우를 만나게 될 거예요. 그리고 정말 꼬마 개구리의 말이 맞았다는 사실도 알게 되겠지요.
이런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하나의 색을 오래 보다가 하얀색을 보았을 때 원래 색의 반대색인 보색이 잔상으로 나타나는 현상 때문이에요.
에릭 칼은 이러한 보색 개념을 알려 주는 그림책을 만들었어요. 대학 시절 미술을 공부할 때 배운 괴테의 색채론과 보색에 대한 지식, 그리고 보색에 대한 개념을 흥미로워하는 어린 독자들과의 대화에서 시작된 작품이지요.
색에 대한 호기심을 자아내고, 정보를 전하는 이야기
에릭 칼은 자칫 엉뚱해 보이는 꼬마 개구리의 말과 엄마 개구리의 질문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색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했어요. 또 어린 독자들이 직접 꼬마 개구리가 되어 기존의 색이 다른 색으로 보이는 멋진 경험을 하도록 하였지요. 《안녕, 빨간 여우야》는 이렇게 누구보다 어린이들에게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지식을 전하고 싶어 했던 에릭 칼의 바람이 담긴 그림책이랍니다.
뿐만 아니라 이 그림책에는 친구들과의 우정, 엄마 개구리의 사랑에 대한 메시지도 듬뿍 담겨 있어요. 꼬마 개구리의 생일을 축하해 주러 온 친구들을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친구들의 또 다른 색뿐 아니라, 내가 미처 몰랐던 친구의 또 다른 면도 볼 수 있어요. 평소에 보지 못했던 친구의 표정, 무늬에 숨겨져 있던 작은 점까지 새롭게 보이지요. 그리고 우리는 친구들을 더 잘 알게 되고, 가까워질 테고요. 또 엄마 개구리가 준 생일 선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