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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페미니즘들 : 여성의 자유와 해방에 관한 지구사
저자 루시 딜랩
출판사 오월의봄
출판일 2023-08-28
정가 28,000원
ISBN 9791168730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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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말
들어가며
1장 꿈
2장 생각
3장 공간
4장 사물
5장 모습
6장 감정
7장 행동
8장 노래
나가며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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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우리가 페미니즘 역사를 이해한 방식은 ‘물결’ 서사다. 19세기~20세기 중반 여성참정권운동을 중심으로 한 제1물결,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본격적인 여성해방운동이 등장한 1960년대~1990년대 제2물결, 여성 내부의 불평등 문제를 더욱 활발히 제기하기 시작한 21세기 제3물결이라는 페미니즘 역사서술 방식은 페미니즘의 과거를 이해하는 기초로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러한 물결 서사는 페미니즘의 기원을 유럽과 미국이라는 서구사회에 둔다. 실제 역사에 따르면 페미니즘의 ‘기원’이라 할 만한 순간들, 인물들은 범세계적으로 존재했으며 그 흐름 역시 매우 다양했음에도 말이다. 가령, 물결 서사는 여성참정권과 같은 문제를 진작에 해결된 것처럼 이해하게 했지만,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000년대 초반까지도 현재 진행형인 의제였다.

이러한 문제의식에 기반해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역사학부 교수이자 이 책의 저자인 루시 딜랩은 지구적 관점으로 페미니즘의 과거를 새롭게 안내한다. 이 책이 ‘세계사(world history’가 아닌 ‘지구사(global history’란 용어를 쓴 이유도 이처럼 명확한 저자의 관점 때문이다. 기존 세계사 연구의 유럽-미국 중심성에 대한 비판적 태도를 견지하며 국경이 아닌 지구 전체로 시야를 확대하는 지구사는 사상, 인물, 텍스트가 국경을 넘나들며 이뤄낸 상호작용을 기민하게 포착해내는 동시에, 배제되었던 다양한 목소리에 고르게 주목하도록 한다. 그간 “페미니즘 역사는 대부분 백인이자 교육받은 여성 선구자들이라는 제한된 출연진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러한 기존의 역사서술이 “초기 페미니즘 사상과 행동을 오독할 위험으로 작용할 뿐 아니라 ‘누가 최초인가’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을 중심으로 페미니즘 계보가 구조화되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며, 오늘날 우리가 ‘페미니즘’으로 읽을 수 있는 최초의 텍스트들이 프랑스, 영국, 미국 등 제국주의 국가의 백인 시민을 기준으로 국가적 우선권을 설정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