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마에다 린, 20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경남 합천
# 마에다 린, 20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20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양정훈,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양정필, 1923년 도쿄
# 마에다 린, 1923년 도쿄
# 마에다 유카리, 2023년 도쿄
# 오하루, 2023년 도쿄
# 철물점 김 사장, 2023년 도쿄
# 마에다 린, 2023년 도쿄
작가의 말
간토 대지진 학살 100주년
이제는 눈을 떠야 할 때
2023년 9월 1일은 간토 대지진이 일어난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다. 커다란 지진 속 많은 사람이 죽었는데, 문제는 지진만이 사람을 죽인 범인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혼란을 틈타 조선인들이 강도, 방화 등 범죄를 저지르고 사람들이 마시는 우물에 독을 풀었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 급기야 적지 않은 일본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폭동을 진압한다는 명목으로 ‘조선인 사냥’을 나선다. 단 며칠 만에 무고하게 희생된 사람은 6661명, 그나마도 당시 일본 정부가 증거를 인멸하는 바람에 정확한 수치인지 알기 어렵다.
그리고 한 세기가 지나도록 이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는커녕 반성이나 진상파악조차 공식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통탄할 노릇이지만, 한편으로는 자기 청춘과 인생을 내던져가면서까지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알리려 노력하는 이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그 중심에는 한 일본인 교사가 있다. 40여 년 전 우연히 간토 대지진 학살에 관해 알게 된 후, 양심의 소리를 외면하지 못해 여든이 넘은 지금까지 증언과 증거 자료를 수집하며 활동하고 있고, 이는 국내 민간단체의 노력과 힘을 합해 작지만 의미 있는 결실을 맺어 나가고 있다. 《백년을 건너온 약속》은 바로 여기서 출발한 소설이다. 지나간 일을 그저 지나간 것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못다 밝힌 진실을 끝까지 파헤치며 지금 우리의 거울로 삼는 것. 100년이나 늦었다. 이제는 비로소 눈을 떠야 할 때다.
다른 누가 아닌 나의 이야기
우리는 어떻게 혐오와 싸워 나갈 것인가
독자와 똑같이 2023년에 살던 주인공이 역사적 사건의 한가운데에 떨어지는 데서부터 《백년을 건너온 약속》은 독자의 오감을 틀어쥔다. 당대의 인물이 아니라 나와 같은 시대에 사는 학생이 교복을 입은 채로 갑자기 땅이 울리고 사람들이 울부짖는 100년 전의 도시를 헤매는 과정은 읽는 이의 침을 꼴깍 넘기기에 충분하다. 거기에 한 스푼 첨가한 주인공 린의 가족과 간토 대지진 사이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