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서문
들어가며
예비적 고찰
1. 살아남은 자
2. 후설의 현상학
3. 현상학과 성서
4. 신앙과 시간
5. 유책성 (1
6. 유책성 (2
7. 유대적인 앎
1강 읽기
8. 레비나스를 해석하는 규칙
9. ‘실존’의 고독
10. ‘실존자’ 없는 ‘실존’ (1
11. ‘실존자’ 없는 ‘실존’ (2
12. ‘실존자’ 없는 ‘실존’ (3
13.. ‘실존자’ 없는 ‘실존’ (4
14. ‘실존자’ 없는 ‘실존’ (5
15. ‘실존자’ 없는 ‘실존’ (6
16. ‘실존자’ 없는 ‘실존’ (7
17. ‘실존자’ 없는 ‘실존’ (8
18. 위상전환 (1
19. 위상전환 (2
20. 위상전환 (3
21. 위상전환 (4
22. 위상전환 (5
23. 위상전환 (6
24. 위상전환 (7
25. 고독와 위상전환/고독과 질료성
2강 읽기
26. 일상생활과 구원 (1
27. 일상생활과 구원 (2
28. 세계에 의한 구원―양식
29. 빛과 이성의 초월 (1
30. 빛과 이성의 초월 (2
3강 읽기
31. 노동
32. 고뇌와 죽음
33. 죽음과 미래
34. 죽음과 타자 (1
35. 죽음과 타자 (2
36. 죽음과 타자 (3
37. 외부적인 것과 타자
38. 시간과 타자
4강 읽기
39. 얼굴을 감추는 신
40. 권력과 타자관계 (1
41. 권력과 타자관계 (2
42. 원초적인 뒤처짐 (1
43. 원초적인 뒤처짐 (2
44. 시간 의식의 성숙 (1
45. 시간 의식의 성숙 (2
46. 응답 책임 (1
47. 응답 책임 (2
48. 응답 책임 (3
49. 응답 책임 (4
50. 에로스 (1
51. 에로스 (2
52. 에로스 (3
53.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 그리고 타자의 부재
54. 로젠츠바이크 (1
55. 로젠츠바이크 (2
56. 로젠츠바이크 (3
57. 로젠츠바이크 (4
58. 에로스 (4
59. 에로스 (5
60. 에로스 (6
61. 에로스 (7
살아남은 자의 책임
―레비나스 그리고 『시간과 타자』
20세기 유대인 철학자 에마뉘엘 레비나스는 철저한 ‘이방인’의 삶을 살았다. 1906년 리투아니아에서 태어난 레비나스는 러시아 혁명으로 유대인 박해에 시달리다가 독일과 프랑스에서 수학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군이 되어 독일군의 포로로 잡히고 만다. 친척 대부분을 강제수용소에서 잃은 뒤 파리에 돌아온 어느 날, 그는 철학학원에 모여든 청중을 향해 이런 요지의 말을 남긴다. ‘타자는 이방인이자 과부이고 고아이며, 그들을 환대하는 것은 나의 책임이다.’ 실제로 그의 아내와 딸은 나치 점령 아래 파리에서 말 그대로 과부이고 고아인 처지였다. 다행히 이들 세 사람은 간신히 살아남긴 했지만 말이다.
살아남았다는 것. 이에 대한 인식은 전후 레비나스의 삶에서 떼놓을 수 없는 화두가 된다. ‘나 자신이 살아남은 의미’를 생각하는 일이야말로, 수많은 친족과 동료를 강제수용소에서 잃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로서 그가 마땅히 져야 할 의무이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다른 누군가가 죽고 자신이 살아남은 데에는 어떠한 필연성도 없었다. 남들보다 덕을 쌓아서도 아니고, 신앙이 두터워서도 아니고, 일부러 누가 살려준 것도 아니었다. 그가 죽고 다른 누군가가 살아남았다 해도 이상할 게 없었다. “‘살아남은 자’와 ‘살아남을 수 없었던 자’ 사이에는 실은 결정적인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이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직면하게 된 비극이다.”(30쪽
그리하여 다시금 레비나스는 살아남은 자로서, 살아남은 자만이 이행할 수 있는 책무를 지기로 한다. 이것이 훗날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힐 『시간과 타자』의 출발점이었다.
시간은 너와 나 사이에서 흐른다
―우치다 다쓰루가 읽는 ‘희망의 시간론’
『시간과 타자』(1979는 장 앙드레 발이 주관하는 철학학원(College philosophique에서 1946년부터 1947년에 걸쳐 네 차례 이뤄진 강연을 토대로 한 책이다. 강연 당시 레비나스에게는 청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