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 유학한 정원 마니아가 혼신의 힘으로 번역
이 책을 번역한 역자는 헌법재판소의 현직 헌법연구관 겸 공보관이다. 법조인으로서는 특이하게 서울 근교와 시골 옛 할머니 댁에서 정원과 텃밭을 오랫동안 가꾸어온 정원 마니아이기도 하다. 그는 2015~2016년 이탈리아 로마 유학 시절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이후로 빌라와 정원 공부를 하는 한편, 틈틈이 방문하고 구석구석 사진도 찍었는데 이 책에 실린 사진은 대부분 그가 정성들여 찍은 것들이다.
역자는 정원을 직접 가꾸는 과정에서 이론적 바탕이 없음에 스스로 한계를 느끼고 수많은 정원 책을 읽었는데, 별로 만족스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던 차에 로마에서 이 책을 발견하면서 마침내 눈을 뜬 것 같았다고 한다. 그래서 역자는 이 책이 우리 정원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해줄 것이라는 생각에 어려운 번역 작업을 사명감으로 완수했다.
이번 책은 3년 전에 초역을 마쳤고, 계속 다듬으면서 저자의 원주 5개를 제외한 모든 각주를 직접 달고 꽤 상세한 해제를 쓸 만큼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그는 역자 서문에서 “이 책은 무미건조한 설명서도 아니고 감상에 치우친 여행기도 아닙니다.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묘사와 설명,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간간이 드러나는 감상과 평가가 적절히 어우러져 우리를 이탈리아의 정원 속을 거닐도록 만듭니다”라고 독자에게 이 책을 권한다.
한편, 1904년에 나온 이 책엔 유명 화가인 맥스필드 패리시가 그린 그림이 실려 있다. 이번 번역본에서는 원서의 체제를 존중해 본문에는 패리시의 원래 그림을 실어주고, 좀더 생생한 현장 사진을 원하는 독자를 위해 역자가 찍은 사진은 각 장의 말미에 따로 모아서 배치하였다. 원전의 향기를 보존하면서도 이탈리아 정원을 처음 접하는 독자를 위해 책의 정보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었다.
정원도 아는 만큼 보인다
흔히 정원을 작은 천국이라고 한다. 고요한 정원에서 우리는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므로 낙원이라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