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장 생태적 포스트휴머니즘을 위한 윤리의 전환 · 김종갑
2장 인간존엄을 넘어 모든 피조물의 존엄을 향해 · 서윤호
3장 인류세 시대, 가이아 다시 마주하기 · 송은주
4장 샥스핀, 〈조스〉, 그리고 핑크퐁 상어가족의 미래 · 김운하
5장 프라이부르크 시민들은 어떻게 생태도시를 만들게 되었나 · 심귀연
6장 동물과 함께 살아가기: 해방에서 관계로, 환대에서 공생으로 · 임지연
7장 지구공학은 기후위기에서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 · 이승미
8장 팬데믹 행성에 사는 일곱 가지 삶의 기예 · 주기화
9장 SF를 통해 본 현대 에코토피아의 비전 · 이지용
10장 당신과 나, 우리는 이미 생태계급이다 · 김운하
책 속에서
생태계의 위기는 인간 사유의 위기이며 상상력의 위기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까지 인간중심적으로 바라보며 관계하였던 자연을 생태중심적으로 바라보며 관계하도록 전환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새로운 사유와 새로운 상상력, 새로운 자연관을 위해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고민의 결과는 실천으로 직결되어야 한다. 관조와 이론적 사유, 과학적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러한 활동들이 자연을 회복하는 구체적 실천과 결합하지 않으면 그렇지 않아도 악화되고 있는 자연의 생태계를 죽어가도록 방치해두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자연이 인간과 비인간의 삶의 배경이며 환경인 것만은 아니다.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이기 때문이다.
--- p.44
인류세는 인류의 시대가 아니라 비인간 행위자들의 존재가 전면으로 드러나고 더는 인간이 이를 무시할 수 없게 된 시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인간 행위자들의 행위성을 효과적으로 다루는 데 가이아가 유용한 개념이 될 수 있다. 이전까지는 인간이 유일한 행위주체로서 모든 지구 역사의 저자이자 주인공이라고 믿었지만, 이제 가이아를 비롯한 비인간 행위주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지구이야기geostory’가 쓰이게 된다. 우리가 그 이전까지는 죽어 있다고 믿었던 비인간 객체들이 인류세의 무대에 행위자로 새롭게 등장하면서, 인간은 이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의도에 따라 환경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힘을 가진 근대 휴머니즘의 주체로서의 자율성을 상실했다.
--- p.99
기후위기는 인간이 초래한 사건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을 인류세라고 말한다. 자연을 보호하려는 많은 일이 오히려 자연을 훼손하는 상황을 초래하는 지금,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어 보인다. 인간 존재 자체가 문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을 고민해보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의 목표는 ‘공멸’이 아닌 ‘공생’에 있기 때문이다.
--- p.157
우리는 동물을 무조건적 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