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프롤로그│가장 고요한 곳에서 끊임없이 흔들린 사람들
원치 않는 생각으로 굴러떨어지다│“모든 사악함의 핵심은 방황하는 생각”│내부에 도사린 적│산만함의 징후, 호기심│악마 때문인가, 의지 탓인가│근원적 분열과 오염된 마음│수도자의 탄생│출가와 고행부터 명상과 메타인지까지
1장 세상: 세상을 끊어내는 끊임없는 과정
평생을 바칠 첫걸음│가장 쉽지만 가장 어려운 일│소유냐 집중이냐, 그것이 문제로다│“수도자의 사랑은 수도실에만 있으니”│머물거나 떠돌거나│고수는 환경을 따지지 않는다│사회 안에서 사회와 씨름할 것│때로는 도움이 필요하다│누구나 변할 수 있다
2장 공동체: 말은 홀로 달리지 않는다
은수자부터 SNS까지, 어떤 기만의 역사│분리된 채 연결된 공동체│단순하게 함께하기│마음을 다스리는 육체노동│“누구나 군중 속에서 기도할 수 있다”│지도자의 역할│자신을 통제하거나 서로를 감시하거나│약이 되는 고난, 독이 되는 고난
3장 몸: 몸이 고요하지 않으면 마음이 고요할 수 없다
범죄 파트너이자 구도 파트너인 몸│몸단장과 산만함의 관계│몸이 아닌 열정을 죽일 것│천 가지 수면법│포기할 수 없는 침대│성욕, 그 지독한 동반자│“천국에 가기 위해 스스로 거세한 남자들”│폭풍의 눈은 고요하다│부른 배는 마음을 짓누른다│즐기는 것이 아니라 연료를 채우는 것│금식의 두 얼굴
4장 책: 무엇을 읽느냐보다는 어떻게 읽느냐의 문제
책을 개발하고 실험하고 퍼트리다│읽으면 읽을수록 산만해지는 이유│내면화의 힘│쇠처럼 단단한 독서법│읽는 동시에 쓰기│집중을 돕는 텍스트 디자인│더 많은 책, 더 다양한 독서, 더 깊은 이해│형식이 메시지를 강화한다
5장 기억: 수동적 기억과 능동적 몰입
감각과 기억의 관계│육체적 상상력을 자극하라│기억의 지름길이 되는 이미지│승천의 사다리와 여섯 날개 달린 천사│현대에도 유효한 중세 천년의 몰입법, 명상│상호 참조와 조합의 기술│방황함으로써 명상하기│개인적 통찰을 돕는 집단적 노력│마음이 원하는 것│“속히 나
“수도자들은 왜 사다리를 올랐을까?”
방황하는 마음을 잠재울 중세 천년의 지혜
수도자들은 산만함을 이야기하며 ‘방황’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했다. 지나치게 관심을 끄는 것들 사이에서 길을 잃었다는 것. “갈수록 쇄도하는 정보”, “감시자본주의” 등을 산만함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현대에도 이는 유효한 진단이다(5쪽. 이러한 방황을 끝내고자 수도자들은 개인과 공동체 모두에 적절한 도구를 개발했으니, 이를 ‘집중의 사다리’라 한다.
[거리 두기: 평생을 바칠 첫걸음]
집중의 사다리는 여섯 개의 가로대로 구성되는데, 그중 첫 번째가 거리 두기다. 곧 나를 산만케 하는 모든 것과 작별하는 일이다. 최근 유행하는 ‘디지털 디톡스’가 대표적이다. SNS상의 넘치는 관계를 정리하거나,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일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수도자들은 더욱 멀리 나아갔다. 우선 재산을 포기했다. 어떤 이들은 ‘내 것(mine’이라는 표현조차 쓰지 않았다(44~46쪽. 재산의 포기는 가족의 부양을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했으니, 인간관계도 정리되었다(41~44쪽. 그런데도 만족하지 못한 수도자들은 수 미터 높이의 탑 위로 기어올라가 독존의 상태를 완성했다! 5세기에 활동한 시메온의 탑은 2미터에서 시작해 20미터까지 높아졌다(59~60쪽, 118~120쪽. 그에게 중요한 것은 탑 자체가 아니라 ‘계속해서’ 오르는 행위였다. 즉 산만함과의 싸움은 중단될 수 없었다.
[함께하기: 격려와 감시의 공동체]
반면에 어떤 수도자들은 수도원에서 함께하기를 택했다. 같은 목표를 향해 정진하는 이들이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격려와 위로를 얻었다. 이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잠시나마 함께 수행하는 ‘템플 스테이’부터 묵묵히 공부하는 모습을 공유하는 ‘공부 브이로그’까지, 함께하기의 현대적 버전을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만 집중은 “영생과 죽음의 문제”인 만큼, 당근뿐 아니라 채찍도 필요했다. 하여 수도자들은 빈틈없이 짜인 일과가 잘 지켜지는지 서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