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Ⅰ 서론
용어와 짧은 역사
제작 과정
왜 프랑스 태피스트리인가?
서사, 선전, 장식
Ⅱ 서사
1 《여인과 유니콘》 태피스트리
궁정풍 사랑과 그 기원
사랑의 단계
사랑의 장소
소망에서 욕망으로
2 《유니콘 태피스트리》
유니콘, 하나의 뿔
사냥의 정치학
사냥의 매뉴얼
유니콘, 왕의 사냥감
Ⅲ 선전
1 발루아 태피스트리
앙투안 카롱과 뤼카스 더 헤이러
발루아 축제
앙리 3세 치하의 카트린 드메디시스
축제, 귀족정치의 프로파간다
2 고블랭 태피스트리
고블랭 제작소
고블랭 제작소를 방문한 루이 14세
알렉산드로스로 그려진 루이 14세
됭케르크에 입성하는 루이 14세
프로파간다로서 태피스트리
Ⅳ 장식
1 《그로테스크》 태피스트리
그로테스크의 기원과 전개
베랭의 그로테스크
코메디아 델라르테
중국 취향
즉흥과 환상 속으로
2 《네 원소》 태피스트리
로카유 장식
태피스트리 디자이너로서 부셰
신들의 사랑으로 표현된 네 원소
궁정풍 사랑에서 갈랑트리로
닫는 글
주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동하는 프레스코이자 가장 값비싼 직물, 태피스트리
15-18세기 프랑스 사회를 재현하다
『실의 변신: 프랑스 태피스트리 읽기』(이하 『실의 변신』는 국내 최초로 태피스트리를 본격적으로 탐구한 책이다. 태피스트리는 실로 짠 그림으로, 가로실(위사과 세로실(경사을 교차시켜 다채로운 색채로 그림을 표현한다. 태피스트리를 제작하려면 긴 시간과 공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는 가격으로 반영된다. 같은 면적의 벽을 장식한다면 태피스트리의 제작비는 프레스코(벽화의 약 10배가 든다. 때문에 태피스트리는 ‘가장 값비싼 직물’, ‘이동 가능한 프레스코’로 여겨졌고 태피스트리의 소유자는 대부분 왕과 귀족이었다. 태피스트리는 궁정 예술이며 귀족 예술이었다. 필사본이 중세를 대표하는 고급 예술이라면 르네상스의 최고급 예술품은 태피스트리라 할 수 있다. 벽을 장식한다는 점은 태피스트리와 프레스코가 동일하지만, 태피스트리는 이동이 가능한 매체라는 점에서 당시 성을 이곳저곳 옮기며 생활했던 귀족들에게 아름다운 장식품으로 선호되었다.
『실의 변신』은 특히 15~18세기 프랑스에서 제작된 태피스트리에 주목한다. 이 시기 프랑스는 중세에서 벗어나 근대로 진입하였고, 봉건사회에서 절대왕정으로, 발루아 왕조에서 부르봉 왕조로 교체되었으며, 1789년에는 대혁명이라는 격변을 맞았다. 큰 변화의 시기에 프랑스의 왕과 귀족들은 자신의 성을 화려하게 장식할 태피스트리에 어떤 장면을 담으려 했을까. 이 책은 여기에 착안하여 태피스트리를 당대의 사회변화를 보여주는 텍스트로 읽고자 한다. 넓은 공간을 장식하는 태피스트리는 장식적인 기능과 함께 관람자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태피스트리는 벽의 냉기를 막아 방안의 온기를 보존해주고, 부드럽고 유연한 시각매체로서 효과적인 선전 도구로 사용되었다. 저자는 유명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는 태피스트리 연작을 한 작품씩 상세하게 해석한다. 파리 클뤼니 중세 박물관의 대표적인 작품인 『여인과 유니콘』부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중세 미술 분관 클로이스터스에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