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뛰지 않는 소년과
그의 정체를 알게 된 소녀의 위험한 만남
어릴 적, 앞집에 살며 친하게 지내던 소년이 소녀의 학교에 전학을 온다. 오래전부터 소년을 좋아하던 소녀는 돌아온 소년을 유심히 관찰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추운 날씨에 입김도 나지 않고 유달리 차가운 피부와 표정은 자신이 알던 소년과 다르다. 심지어 자신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듯하다. 분명 소년이 맞는데, 소녀는 직감적으로 소년이 달라졌음을 알아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소녀의 마음속에 의심의 불씨가 피어오른다. 전보다 더욱 강해진 이끌림과 함께.
반면 소년은 소녀가 당황스럽다. 자신은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의 과거를 소녀는 알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소년은 소녀를 알지 못한다. 소년은 인간이던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온 뱀파이어기 때문이다. 단순한 호기심에 시작한 일이 점점 자신을 위험하게 한다는 것을 소년도 알고 있지만, 자꾸 눈앞에 소녀가 아른거린다. 소년은 나를 기억한다는 그 소녀에게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다.
“같은 반 앤데, 되게 좋은 냄새가 나. 그러니까…… 뱀파이어가 참기 힘든 냄새.” (107쪽
『심장이 뛰지 않는 소년을 사랑하면』은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느끼는 행복만큼,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고통스러워지는 처절한 첫사랑의 감정을 ‘뱀파이어’라는 판타지적 명사로 해석한 작품이다. 두 인물의 감정선은 서로 다른 시간대를 오가며 이루어진다는 설정과 함께 아련함을 더한다. 서로에게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두 사람은 깊어지는 마음을 어쩌지 못한다.
“너와 함께할 수 있다면 나도 너처럼 만들어 줘.”
같은 이름의 두 소년과 한 소녀
끝을 알 수 없는 매혹적인 로맨스
작품에 등장하는 또 한 명의 주요 인물은 다름 아닌 인간 소년이다. 그에게는 소년의 등장이 악몽과도 같다. 어느 날 문득 자신을 찾아온, 심지어 뱀파이어라는 미래의 자신에게 자신의 첫사랑을 빼앗기기 때문이다. 억울함, 열등감, 형용할 수 없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