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좋은 의사 나쁜 의사 : 환자들이 체험으로 말하다
저자 래리 R. 처칠, 조셉 B. 패닝, 데이비드 쉔크
출판사 박영사
출판일 2023-09-25
정가 17,000원
ISBN 9791130318141
수량
역자의 말 · iii
감사의 말 · ix

들어가는 글 · 1

제1장 환자로 산다는 것 · 13

환자와 질병의 구별 16
환자가 되기로 결심하기 18
환자의 삶을 그린 삽화 24
첫인상 30
정보 전달 31
내 편 33
인간적 유대 I 34
배려 I 37
온전히 함께하기 I 38
어려운 대화 I 40
배려 II 41
어려운 대화 II 42
온전히 함께하기 II 45
전체성 회복 45
인간적 유대 II 47
해결책 48
지혜 이야기 49

제2장 임상 공간이 치유에 미치는 영향 · 55

신체적 친밀감 형성하기 57
치유를 위한 임상의사의 특성들 64
차분함 66
주의 깊은 관심과 폭넓은 인식 67
정직과 신뢰 69
접근성과 옹호 73
보살핌, 공감, 측은지심 77
요약 88

제3장 잘못된 출발과 자주 겪는 실패 · 91

잘못된 출발 96
자주 겪는 실패 99
환자를 대상이나 숫자로 취급하기 99
서두르는 의사 103
무관심한 의사 106
감정 회피 112
부적절한 말 116
부정적인 신체 언어 121

제4장 세 가지 여정 · 127

“소염제 이부프로펜과 사랑” 131
“주파수 맞추기” 150
“우리 모두는 같은 것을 원한다” 167

제5장 환자가 된다는 것: 슬기로운 환자생활 · 193

환자가 된다는 것의 현상학 196
행위주체성: 임상의사 그리고 환자 196
환자의 세계 200
취약성 및 반응성: 환자에 대한 윤리적 고찰 200
그녀를 떠밀고 가기 203
이중 행위주체성의 윤리적 영역 206
취약한 존재로서의 신체 207
호소하는 존재로서의 신체 208
타인에 대한 반응 209
타인에 대한 인정 209
환자의 삶에서 이중 행위주체성의 리듬 210
시간 지키기, 신체 붙잡기 212

제6장 의료윤리에 대한 재고: 공감진료를 향하여 · 223

생명윤리학 원칙의 허점 225
의학윤리 강령의 나르시시즘 239
앞으로 나아가

우리는 어느 날 문득 이 세상에 왔다.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낯선 이 세상에 던져졌다. 누가 맘먹고 우리를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원래 짜인 각본대로 그렇게 되었는지 그것도 모른 채 하여튼 우린 여기에 와 있다. 기왕에 여기에서 우리가 살아야 하고 우리의 존재가 그런 거라면 잘 살다 가는 것이 우리의 역할일지 모른다. 잘 살다가 다시 우리가 온 곳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우리의 운명인 듯하다.

누구나 이 세상에 태어나면 제멋대로 한바탕 웃으며 살아간다.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짐작도 못한 채 제멋대로 산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누구나 끝내 취약한 존재가 되고 만다. 언젠가는 병을 얻거나 다쳐서 환자가 된다. 이게 삶일진대 누가 그 매정함을 탓하랴.

환자가 되면 우린 어쩔 수 없이 병원을 찾는다. 고약한 냄새 때문에 고개를 돌리던 병원이 이젠 고향집 같다. 뻣뻣하던 의사와 간호사의 얼굴이 그리워진다. 내가 이리 아픈데 설마 나를 외면하진 않겠지. 내 얼굴이 이처럼 간절한데 어찌 내 앞에서 냉랭하게 고개를 돌릴 수 있겠어. 혹시 너무 바빠서 그런다 해도 난 괜찮아. 내 병을 고칠 수만 있다면 모두 다 참을 수 있어. 그렇다. 위기를 맞아 마음이 연약해진 우리는 다 감수할 수 있다. 내 몸이 예전처럼 돌아올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병을 얻은 환자는 치유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다.

녹록하지 않은 길을 뚫고 진료실을 찾는다. 의사를 만나야 뭔가 하소연을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심장이 말을 듣지 않는다. 제멋대로다. 뛰는 가슴을 도저히 가라앉힐 수가 없다. 뭐가 그리 무서운지 모르겠다. 잘못한 게 하나도 없는데 꼭 누가 날 잡으러 오는 것 같다. 의사와는 눈을 맞출 수가 없다. 그래도 간호사가 나을 것 같아 그녀에게 맥없이 미소를 보낸다. 흐르는 침묵이 두렵다. 컴퓨터 화면을 보는 의사의 눈길을 기다리는 내 맘이 애처롭다. 환자는 어렵게 의사에게 도움을 청한다. 거절당할까 두렵다. 부디 앞에 있는 의사와 간호사가 나의 치유를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