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효재, 1세대 여성학자로서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영문학을,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와 컬럼비아 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공부하셨다. 1958년 이화여대에 사회학과가 개설되자 교수로 부임해 1990년 정년 퇴임하실 때까지 교편을 잡았다. 1960년대에 이화여대 여성자원개발연구소를 만들었고, 1970년대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여성학 강좌를 개설하며 훗날 한국 여성운동의 주축이 될 많은 제자를 길러내셨다.
그러던 중 1980년에는 5·18민주화운동에 연루되어 4년간 해직 교수 생활을 하셨다. 선생님이 해직 시절 만든 여성한국사회연구회는 오늘날 한국가족문화원과 젠더교육플랫폼효재로 발전해 제자들이 젠더 교육과 여성·가족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해직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 창립을 주도하셨다. 부지런한 학자로서 선생님은 『가족과 사회』, 『여성과 사회』, 『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 『분단시대의 사회학』 등 100여 편의 책과 논문을 남겼으며, 한국사회학회와 한국가족학회 회장을 지내셨다.
이이효재, 분단 사회학의 개척자로서
선생님은 미국에서 구조기능주의와 민주주의를 배우고 돌아와 한국에도 근대화와 민주주의가 정착되면 가족 구조도 민주화되어 여성 문제도 자연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보셨다. 하지만 귀국한 후 맞닥뜨린 분단의 현실과 가부장적인 현실 앞에서 서구의 이론은 설명력이 없음을 깨달으셨다. 이러한 선생님의 고민은 분단에 대한 인식 없이는 한국 사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는 ‘분단시대의 사회학’으로 이어졌다.
선생님은 분단된 사회에서 가부장적 가족 문제와 여성 문제를 연구하며, 그 실천 과제로 민족 분단의 극복, 평화통일, 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일을 자신의 평생 과제로 삼으셨다. 그리고 ‘평등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의 건설을 꿈꾸셨다. 선생님의 분단시대의 사회학 주창은 한국의 사회과학자들에게 분단에 대한 학문적 인식과 통일운동의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이효재, 실천하는 여성운동가로서
199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