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국경을 넘어왔을까
세상 어딘가에 좁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동서로 맞서고 있는 두 나라가 있습니다.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곳엔 늘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지요. 겨울이면 긴장감은 더 커집니다. 서쪽 나라와 동쪽 나라를 가르는 좁은 바다가 깡깡 얼어붙어서 국경을 넘기가 쉬워지니까요.
요르그는 서쪽 나라의 국경 수비대원입니다. 국경 지대에 온 지는 일 년째, 날마다 국경 주변을 순찰하고 감시하지요. 아침이면 간단한 식사를 하고 집을 나서 해안선을 촘촘히 누비며 순찰하고, 경계 초소에서 국경 너머를 뚫어져라 지켜보다 밤이 되면 집으로 돌아오는 생활을 되풀이합니다. 일 년째 같은 일을 반복하다 보니 이제 익숙해져서 눈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지요. 매일 비슷비슷하고 지루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국경 너머 동쪽 나라에서 희미한 불빛이 움직였습니다. 다음 날엔 경계 초소에 웬 바구니가 놓여 있고요. 요르그는 가슴이 쿵쿵 뛰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요? 동쪽 나라에서 누군가 국경을 넘어온 걸까요?
친구일까 적일까
바구니 안에는 큼직한 연어 세 마리가 들어 있었습니다. 아주 먹음직스러웠지요. 연어를 맛있게 먹어치운 요르그는 낯선 이가 보내 온 멋진 선물에 보답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국경을 넘어가야 하는 게 문제예요. 동쪽 나라에서 국경을 넘어오는 게 금지된 것처럼, 서쪽 나라에서 국경을 넘어가는 것도 당연히 금지되어 있으니까요.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했습니다. 혹시 연어가 선물이 아니라 미끼는 아닌지, 적이 요르그를 잡으려고 덫을 놓은 건 아닌지 겁이 났죠. 한참을 고민하던 요르그는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딱 한 번만 국경을 넘어가기로요. 요르그는 편지 한 장을 써 들고는 조심조심 국경을 넘습니다. 호기심이 두려움을 이긴 것입니다.
꽁꽁 얼어붙은 두 나라의 국경에서 이루어진 특별한 만남
국경은 나라와 나라를 구분 짓는 경계입니다. 이 책의 서쪽 나라와 동쪽 나라 사이처럼 바다나 산맥을 따른 자연 경계도 있고, 아프리카와 같이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