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1부 모던이 만난 풍경
배달의 민족’ 원조 라이더, 경성 거리를 누비다
‘명가수 선발 대회 대성황’, 1930년대 달군 ‘국민가수’ 오디션 열풍
‘빌리아드 걸’ 미모가 흥행 좌우, 순종 부부까지 빠진 당구 열풍
‘잇’, ‘마뽀, 에꺼’, 경성을 휩쓴 첨단 유행어
‘커피, 홍차, 한 잔에 10전’, 1930년대 예술가들의 아지트 ‘낙랑파라’
‘너는 마스크를 쓰지 말아라’, 길에 가득한 마스크黨
‘세계 일주 관광단 태운 인력거 640대’, 경성을 질주하다
“은색 뽀듸는 눈이 부실만치 빛나며”, 비행기 여행의 등장
콩나물시루 같은 만원전차, ‘교통지옥’ 경성의 맨 얼굴
2부 모던이 찾은 핫템
“탕남음녀의 마굴”, 1930년대 경성은 아파트 전성시대
“일확천금이 가능하냐?”, 주식판 뛰어든 ‘경성 개미’들의 환호와 한숨
반포 ‘아리팍’ 인기 뺨쳤다, 1930년대 경성 문화주택 열풍
이상의 미쓰코시·박태원의 화신, 백화점을 사랑한 모던 보이들
‘사랑하는 이의 보드라운 혀끝 맛 같은 맛’, 소파 방정환의 빙수 예찬
‘너도나도 금광, 금광 하며 광산 투자’, 조선에 분 황금광 열풍
‘피아노는 스위트홈의 필수품’, 모던 부부의 선망과 허영
3부 모던을 향한 뜀박질
‘吾人은 자유의 神을 눈물로 조문한다’, 나폴레옹 100주기 열풍
‘죽자 사자 달라붙어 읽었다’, 신조사 세계문학전집의 등장
1930년대 전집 출판 봇물, ‘한국문학전집’의 탄생
‘두루마기 입고 전차 타면 푸대접’, ‘천대되는 조선’ 논쟁
‘건전한 조선 가요의 민중화’, 유행가 작사에 뛰어든 문인들
“살가 죽을가 하는 것이 문제로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소개
푸시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한국인의 애송시가 되다
“최멍텅과 윤바람의 허튼 수작”, 최초의 신문 네 컷 연재만화
“끔찍하고 지독한 냄새!”, 연례행사인 목욕
‘감옥에서 신음하는 형제 생각에 눈물’, 100년 전의 성탄절
4부 모던이 만든 그림자 그리고 스캔들
딸까
‘아파트, 문화주택, 주식, 금광, …’
조선의 동경과 욕망, 환호와 한숨
1938년 7월 3일, 한 청년의 음독자살 기사가 실렸다. 검시한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주식에 손을 댄 28세 청년이 2,000여 원의 손해를 본 것을 비관해 독약을 마시고 자살’한 사건이었다. 1936년 6월 7일, 신문에 실린 채만식의 수필에는 금을 얻고자 집 벽까지 헐은 사람 이야기가 소개되었다. 1930년대 내내 세계를 지배한 대공황의 여파는 조선에까지 미쳤다. 화폐 가치가 폭락하는 반면 금값은 폭등했고, 이는 전 조선의 황금광 열풍으로 이어졌다.
신문과 잡지가 쏟아낸 사람들의 동경과 욕망은 주식과 황금만이 아니었다. ‘탕남음녀의 마굴’로 손가락질 받은 아파트, 은행 빚 얻어 장만한 그래서 곧 무너질 모래 위의 성과 같은 것으로 비난받은 문화주택이지만 한 편에서는 그곳에 살기를 꿈꾼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피아노, 유성기, 라디오, 35전짜리 화신 백화점 런치 세트 등은 모던의 시기에 만난 선망의 대상이었다. 100년 전 ‘모던’을 처음 경험했던 조선인이 가졌을 기호, 동경과 욕망, 환호와 한숨은 요즘 우리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단발, 산아제한, 모르핀, 특혜 분양, …’
조선을 들썩인 스캔들과 모던의 그림자
100년 전, 조선이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근대를 이해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1922년, 청년 문사와 사귀다 결별을 한 강향란이 단발을 하자 그는 유명 인사가 되었다. 1920년대 신문과 잡지는 앞다투어 ‘단발 찬반 논쟁’을 다루었다. 단발은 “무분별한 서양 문화 수입”이었고 “허영심의 발로”였으며 사회적 스캔들이었다. 하지만 1930년대 후반 ‘어느새 여학교의 교복과 같이 취급’될 정도로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식민지 조선의 인구가 약 2천만 명이던 시절, 경성에서는 ‘산아제한’을 둘러싼 토론회가 수시로 열렸고 신문은 이를 소개했다. 1920~30년대 세계적인 이슈였던 맬서스주의와 우생학, 여성 권익 향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