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해남 오분임 : 마이크만 쥐면 기가 났제
부여 성옥선 : 호되게 똑똑한 여자, 성옥선
산청 임봉재 : 봉재의 정원
김제 장순자 : 서면 뛰고 누우면 호랑이를 꿈꾸다
광주, 이종옥 : 여성농민운동가 이종옥
성주 임순분 : 내 이름은 임순분
무안 이정옥 : 깃발을 들면 지지 않았다
무안 고송자 : 암만, 평생 여성농민회 해야제
땅의 사람들 박남식 : 길잡이 박남식의 노래
엮은이 후기
추천사
“감동과 용기를 준 여성농민운동가들”
그간 용기 있는 삶을 산 여성 그리고 치열했던 여성운동에 대한 책들은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여성농민에 대한 기록이나 정보는 많지 않았습니다. 또한 조직이나 단체 활동 중심으로 여성농민운동사를 서술한 책은 출간되었지만, 여성농민운동 속에서 살아온 여성 개개인의 삶과 헌신에 대한 기록은 접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책은 “배고픔과 가난의 대명사였던 농업과 농촌을 한평생 품어 안고” 살아온 여성들, “누구도 가라 하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길이면서도 원하지 않은 삶”에 인생을 걸었던 여성농민운동가 9인 고송자, 박남식, 성옥선, 오분임, 이정옥, 이종옥, 임봉재, 임순분, 장순자 님의 집단전기입니다. 지금까지 이런 기록들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역사가인 나에게 이 책은 먼저 소중한 사료적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30여 년 사이에 활발히 진행되었던 우리 여성운동에 대한 서술은 많이 있었지만, 여성농민운동이나 운동가 개개인에 대한 기록이나 분석은 부재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역사기록의 공백을 채우는 값진 시도입니다. 운동이 처한 객관적 여건이나 조직적 발전을 재구성하는 것만으로는 운동이 지녔던 역사적 의미가 살아나지는 않습니다. 운동 속에서 살아간 주체들의 역동적인 경험과 고뇌, 그리고 활동이 적힌 ‘아래로부터의 역사’가 드러나야 운동은 정확히 기억되고 전승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실린 여성농민운동가들의 삶은 제게 큰 감동과 자극을 주었습니다. 1987년 민주화의 성공 이후 새 여성운동이 활발히 일어났고, 지난 30여 년 동안 여성들의 활동은 큰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도시에 결집된 지식인 여성들의 운동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이 책에 실린 여성농민운동가들은 공식교육의 기회를 거의 누리지 못했고, 농촌에 묻혀 가난과 중노동의 현실을 감내해야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열악한 현실 속에서 “여성농민들이 사람대접 못 받고”, “농민 문제가 해결되는 것으로 여성농민의 존재가 평등해지지 않는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