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은 존재해야 하는가, 사라져야 하는가?
현대 철학의 거장 미셸 푸코가 말하는 감옥의 미래
2016년 5월, 영국 국정연설에서 ‘주말 전용 교도소’라는 새로운 교도소 정책이 발표되었다. 재소자가 평일에는 집에 머물면서 생업을 이어가고, 주말에만 교도소에 수감되는 것이다. 2010년 설립된 노르웨이 할덴 교도소는 쇠창살 대신 높은 천장과 큰 창문을 만들고 조깅 코스나 음악 감상실에서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게 했다. 이를 두고 “인권의 시대에 걸맞은 변화”라는 주장과 “호텔 같은 시설에서는 감옥의 본분이 이행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우리는 흔히 감옥이라는 말에서 모든 자유를 빼앗고 바깥세상과 철저히 단절시키는 공간을 상상한다. 실제로 아직 전 세계 대부분의 감옥이 그렇게 운영된다. 의식주, 운동, 직업, 심지어 인간관계에도 제약을 가한다. 이렇게 수감자들을 통제함으로써 감옥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두 가지다. 위험인물을 사회로부터 격리해 안전하게 수용하는 ‘감금’, 그리고 적합한 사회 구성원으로 재탄생시키는 ‘교정’이다. 그런데 실제로 감옥에서 이 두 가지 목적이 제대로 수행되고 있는지는 다시 깊게 생각해볼 문제다.
지난 수십 년간 감옥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는 꾸준히 제기되었다. 2015년 8월,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전미 유색인 지위 향상 협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죄를 지은 사람들을 더 많이, 더 오래 가두면 사회는 더 안전해질까요?” “교도소를 나온 사람들은 미국 사회의 정상적 시민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과연 범죄자들을 한곳에 가둬두는 것이 답인가? 범죄자는 감옥에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뉘우치고, 사회로 복귀한 후 ‘선량한’ 시민으로 살아가는가? 다른 사회 구성원들도 감옥이 두려워 범죄 의지를 잃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감옥보다 더 효과적으로 범죄자를 처벌하고 안전한 사회를 이루는 수단은 무엇이란 말인가.
감시와 처벌, 그다음은?
감시 사회의 본질을 꿰뚫는 위대한 사유를 만나다
감시